경찰이 치고 나왔다.
물대포 사용도 정당했고, 경찰특공대 투입도 불가피한 조처라고 한다. 집회 참석자들이 이야기하는 폭력경찰? 과잉진압? 그런 건 절대 아니라고 한다. 경찰이 잘 못한 건 딱 하나다.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폭행한 것. 이것만 명백한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경찰은 18일 오후 경찰청 홈페이지와 각 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촛불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팝업을 띄웠다. 제목만 보면 마치 촛불집회를 사실 그대로 객관적으로 설명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철저하게 경찰의 입장에서 본 촛불집회일 뿐이다. 팝업은 사진, 동영상, 글모음, 경찰의 입장으로 친절하게 분류돼 있다. 하지만 대 시민 친절은 여기까지다.
경찰이 본 촛불집회는?
각 분류 항목으로 들어가면 시민들은 온통 범법자로만 나온다. 사진에는 시민들이 경찰차를 파손하고, 경찰차를 끌어내고, 피흘리고 다친 경찰의 다친 모습만 나온다.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다. 분노한 시민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 등 각종 '범법' 행위만 나온다.
'글모음' 역시 전의경의 애환과 경찰을 두둔 하는 글을 모아놨을 뿐이다. 다른 게 있다면 촛불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이다. 사회 다수의 사람이 "촛불집회는 새로운 민주주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경찰은 일부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과잉 진압 논란을 불러온 물대포 사용에 대해 "물포(살수차)는 대규모 시위대의 묵과할 수 없는 불법폭력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한 것"이라며 "물포 사용 계획을 사전에 경고하고, 노약자ㆍ여성ㆍ기자들에게 해산할 것을 고지한 바 있으며, 규정된 사용 요건과 절차, 살수 방법을 준수해 최후의 방어수단으로 부득이하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은 "경찰 저지선이 무너지면 청와대 등 특정지역 방호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시위대와 경비 경찰력이 직접 충돌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새벽, 단지 시위대 해산만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경찰과 충돌하지도 않은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사용했다.
경찰특공대 투입에 대해서는 "특공대 투입은 살수로 차량 지붕이 미끄러운 점을 감안해 시위대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컨테이너, 소기의 효과 거둬... 국민 이해 구한다"
여기에는 누락된 부분이 있다. 경찰은 1일 광화문 앞 시위대를 해산 시키고 연행하는 과정에서도 경찰 특공대를 투입했다.
지난 10일 '명박산성'이라 불린 컨테이너 설치에 대해 경찰은 "시위대와 경찰의 직접 충돌을 사전에 차단하여 시위현장에서 인적 물적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과 질서 측면에서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어 경찰은 "설치 장소 주변에 교통정체를 유발하여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리고 도시 미관을 저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집회현장에서 절대 안전을 확보하고 더 큰 사회적 무질서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던 만큼 국민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경찰이 스스로를 변호하며 정당성을 주장하는 건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그 시점이 미묘하다. 최근 촛불집회의 동력이 상실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촛불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타서 자신들의 정당함만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시청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 적다고 이제 때가 되었다고 역공하려는 구나"라며 "물대포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당신들 비데로 사용하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제는 드러내놓고 잘했다 하네, 경찰청장은 사퇴하고 그 입 다물라"고 일갈했다.
2008.06.18 23:20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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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반격, "물대포·특공대·컨테이너 모두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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