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국민대토론회 앞에 드리는 5가지 의견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등록 2008.06.21 18:06수정 2008.06.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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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미국산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가 드러나고 있으며, 촛불문화제의 의제는 확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촛불'민심을 다시 돌아보고 촛불문화제가 딛고 선 자리를 밑바닥부터 다시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저 개인은 18대국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바랍니다. [기자 주]

 

6월 19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3시가 넘도록 진행된 첫 번째 국민대톤회가 잘 끝났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패널 중 일부를 초대하여 20일 오후에 다시 '연장전'을 갖기도 했지요. 첫 국민대토론회라는 큰 이름에 기대가 많아서 그랬는지, 다들 할 말이 많아서 그랬는지 아쉬웠다는 반응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연장전'은 그런 이유로 추진된 것이기도 했고요. [참고: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국민대토론회 소개 사이트 안내]

 

국민대토론회는 현재 두 번이나 더 계획되어있습니다. 날짜는 24일과 27일이며 같은 시간대에 진행됩니다. 패널 명단에는 아마도 변화가 있을 거라 봅니다. 의제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겠죠. 첫 토론회 내용을 정리하고 추가 의견들을 받아 취합해가야 할 테니까요.

[참고: 국민대토론회기획안(일정 및 진행 안내), 1차 토론회 전 제시된 네티즌 의견]

 

6월 20일 이동관 대변인을 제외한 수석비서관 전원 교체 소식이 나온 사이에, 미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추가 협상이 사실상 종료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결과는 '촛불'민심에 크게 못 미치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가 협상 결과를 보면, 정부 직접 보증형태인 '수출증명(EV. Export Verification)'방식이 아니라 간접 증명 방식인 품질시스템평가(QSA.Quality System Assessment)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참고. 미 농무부, 30개월 미만 수출 '간접보증'(연합/08.6.21)] '촛불'민심을 잠재울 묘안은 사실상 없어보이고, 이제 '촛불'민심은 지금보다 더 커질 가능성만 높아졌습니다.

 

드디어 이번 촛불문화제가 온 몸으로 말해 온 부분에 대한 반응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내용에 따라 촛불문화제는 물론 국민대토론 의제도 큰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사실, 청와대와 정부의 반응과는 별도로 '촛불'민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시민은 스스로 의제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이 그걸 요구하고 있기도 하지요. 달리말해, 정부와 청와대가 시민에게 의제 확장 빌미를 제공하는 면이 있다는 겁니다. '촛불'민심이 한쪽에서 정리(?)된다 해도 다른 곳에서 다시 타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수석비서관 교체 내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요. 대통령의 '오른팔'로 거론되던 사람들도 나가떨어지는 마당에 대통령의 머리와 입이 되어 사실상 대통령 뜻을 대신하던 이동관 대변인에 대한 비판이 수석 인사 발표 후 곧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민과 '재소통'한다는 의미로 전면쇄신하겠다며 발표한 이번 수석비서관 인사에서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빠진 것은, 국민 뜻을 실어나르는 언론 관계에 아직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신호에 다름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은 빼도 '나를 대신하는 사람'은 쉽게 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셈입니다. 결국 민심은 다시 장외로 밀려난 것과 같고요. 자신의 '입'이 되어줄 사람을 바꾼다는 게 설사 쉽지 않더라도 다 교체하는 마당에 '옥에 티'를 남겨 둔 것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관한 추가 협상 결과는 물론, 새 수석비서관 인사 발표는 '촛불' 민심에 새 숙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새 수석비서관들 면면이 발표된 터에 내각 교체도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고 이는 곧 국회로 '공을 넘긴다'는 신호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등원 명분 찾기에 바쁜 제1야당이 긴장하게 될 일이죠.

 

'촛불'민심에 생길 변화를 예상하면서

 

그런데, 이 부분에서 '촛불'민심 역시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됩니다.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거세게 충돌하는 이 마당에, 청와대의 인사 발표는 법적 권한을 지닌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청와대발 역공이 시작되는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자, 우리가 먼저 변화를 줘 볼게. 너희(국회)도 변화를 줘야겠지?' 하고 옆구리 찌르는 것과 같습니다.

 

'촛불'민심을 바탕으로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있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는 이같은 변화의 의미에 대해 심사숙고하여 향후 토론회에 반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첫째,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거리에서' 직접 충돌하는 상황에 관한 의견을 네티즌과 시민들께 물으시고 이를 향후 토론 의제에 반영해주십시오.

 

싫든 좋든, 대의민주주의를 무작정 무시할 수 없는 일이며 언젠가 18대국회는 열려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촛불'민심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둘째, 한 달 30일은 물론 이제는 두 달 60일까지도 벌써부터 손꼽는 이 상황에서 촛불문화제를 지금처럼 날마다 열어가는 일이 정말 유익한 지에 대해서도 의제로 삼아주셨으면 합니다.

 

'촛불'민심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 일단 나오기 시작했고, 미국산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도 발표되며, 국회 개원 협상도 재개될 겁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와 같이 '1년 365일'식 촛불문화제를 진행해나가는 것이 국민 모두에게 정말 유익한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재확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이는 촛불문화제를 이제 거두자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도 '1년365일'식으로 쉼없이 진행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정말 유익한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입니다.

 

셋째, 현재 흔히 '광우병국민대책회의'라 불리는 명칭에 대해서도 공식 의제로 삼으셔서 토론 현장에 내놓아주십시오.

 

직접민주주의는 이미 한참 열기를 뿜고 있고 국민 대다수에게 영향을 미칠 사안이 줄줄이 기다리는 마당에 대책회의 현 명칭은 어떤 식으로든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현재, 대책회의는 '촛불'민심 앞에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날마다 주제를 달리해서 촛불문화제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변화를 볼 때, 대책회의의 현 명칭은 변경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책회의 현 명칭의 변경 문제를 공식 의제로 내놓으셔야한다고 봅니다.

 

넷째, 국민대토론회를 시작한 마당에 국회와 각 당에 '시민의 이름으로' 무엇을 말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토론 의제로 삼으셔야 한다고 봅니다.

 

18대국회가 언젠가는 시작할 텐데, 언제 끝날지 모를 촛불문화제에 담긴 국민 뜻을 국회에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아름다운 만남을 상상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거리국회' 하느라 고생해 온 시민 의견을 '여의도국회'에 가감없이 전할 방법과 내용에 대해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섯째, 의제를 확장해가는 것 자체에 담긴 장단점에 대해 깊이 의논해주십시오.

 

의제 확장은 장기간 지속된 촛불문화제를 더욱 결집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많은 부분으로 분산시킬 수도 있습니다. 장기 지속된 촛불문화제가 여러 사안을 따라 분산 이동하면서, 당장 현 촛불문화제의 동력에 대한 갖가지 분석과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오랜 촛불문화제에 지친 면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들 생활인이니까요. 그건 당연한 현상인데, 문제는 이같은 한없는 의제 확장이 진정 촛불문화제에 도움이 되느냐입니다. 이에 대해 논의해주십시오. 시민 스스로 의제를 확장해가는 터에, 대책회의에서는 적절하게 이를 논의하도록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래 지속되어 왔고 앞으로 더 커질 것 같은 '촛불'민심을 생각하며

 

지금껏 촛불문화제는 단일 사안에 집중하므로써 의견도 한 자리에 모으고, 실제 집회현장도 한 자리에 모아서 시민 스스로 밀고 당기는 자기 조절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런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 외에 방송언론의 정권예속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국민 시선은 순식간에 여러 곳으로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어서 그만큼 시선 분산, 의견 분산, 현장 분산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지금 시민들은 스스로 의제를 다양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자체를 토론의제로 거듭 올려주셔서, 앞으로 벌어질 모든 예상 상황에 대해 다시금 시민 의견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신경써 주십시오. 그래서 지금껏 대책회의가 그랬듯이, 중요한 순간마다 적절한 무대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2008.06.21 18:06ⓒ 2008 OhmyNews
#국민대토론회 #촛불문화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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