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앙로를 따라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는 대전시민들.
오마이뉴스 장재완
26일 밤 대전역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거리행진에 나섰던 500여명의 시민들이 대전 중구 은행동에 위치한 한나라당 대전충남 시도당사 앞에서 모여 약식 고사를 지냈다.
검은 리본을 두른 영정에는 죽은 사람의 사진이 아닌 '쥐' 그림이 대신 장식됐고, 그 옆에는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모형이 자리했다.
한 시민은 개신교의 '주기도문'을 각색한 '축문'을 읽어 내려가고, 뿔난 시민들은 쥐 그림의 영정에 엿을 찔러 먹였다.
시민들이 마련한 이날 퍼포먼스는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흔드는 대통령과 정부는 영혼 없는 '죽은 생물'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담아 제사를 지낸 것.
또한 시민들은 '국민이 뿔났다'와 '이명박 OUT'라고 쓰인 스티커를 한나라당사에 부착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티커 부착을 제지하려는 한 경찰 간부와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간부는 "(스티커를 붙이려면) 나를 밟고 가라"는 발언으로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퍼포먼스와 자유발언, 노래부르기 등으로 한나라당사 앞에서 30여 분간을 보낸 시민들은 다시 거리를 행진해 대전역광장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곳에서 27일 오전 정운천 농림부 장관의 대전 방문 시 항의 시위를 벌이기로 한 뒤 밤 10시 30분께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