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서면에서
6월 28일 오후 6시 50분, 서면에는 여전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당시 사람들은 많이 없었다. 고요하던 서면 거리에 뭔가 꿈틀거렸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막고 폭력경찰을 막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서면 쥬디스태화에는 문화제 용품과 촛불이 들어왔고 자유발언 차량도 들어왔고 질서유지요원들과 자원봉사자들도 문화제 준비로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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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서면에서 ⓒ 이창우
▲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서면에서
ⓒ 이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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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04분, 어디선가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절대로 우리 가족의 식탁으로 운송될 수 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촛불문화제장으로 온 사람이 있었다. 이를 외치며 행진하던 사람들은 바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었다. 이들이 들어오고 시민들도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면서 참가 인원은 순식간에 늘어났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들어오자마자 양초, 종이컵과 피켓이 배부되었고 촛불이 켜졌다. 시민들은 기발한 피켓도 준비했다. "이명박 총살? 총살도 아깝다!!"가 대표적이었다.
6·28 촛불문화제는 '아리랑' 노래로 시작되었다. 이어 "이명박은 물러가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촛불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틀어졌다.
사회자 측은 서면에서의 자유발언자는 4명만 받는다고 했다. 자유발언 하고 싶은 사람이 어찌 많은지 자유발언 신청은 수 초 만에 마감되었다.
자유발언 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연행자를 석방하라", "촛불탄압 중단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서울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70대 노인도 연행해 갔다"가 대표적이다. 이어서 자유발언이 시작되었다.
대학생이라는 시민 α씨는 "대학생들 경남지역으로 농촌봉사활동 많이 가는 바람에 대학생들 서면에 많이 못나오고 있다. 그래서 내가 나왔다"며 자신의 상황을 밝힌 후 "요즈음 이명박 정부가 하고 있는 행동이 애가 탄다. 국민들 목소리 듣는 척 하면서 이제 해보자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부산은 그나마 괜찮지만 서울은 사람들이 잡혀가고 있다"며 상황을 알렸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따라하고 조중동이 따라한다"며 현 시국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어청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어청수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냈을 때의 상황도 비판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촛불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는 계속 터져 나왔다. 궂은 날씨에도 더 많은 촛불들이 켜졌다.
두 번째 자유발언자인 시민 β씨는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티셔츠를 제작했는데 "하도 말을 해도 몰라서 가르쳐 드리려고 제작했다"고 했다. 이어 서울 쪽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잡혀갔다. 분통하다. 민주주의 세상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5년 후 진정한 민주주의가 돌아오면 무임승차하지마라. 같이 동참해야한다"고 자신의 소견을 말했다. 끝으로 "이명박 정부는 지금 당장 고시 철회해야 된다. 서울로 가고 있는 쇠고기를 되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현실을 전했는데 "미국에서는 SRM(특정위험물질) 부위가 들어간 쇠고기가 반품되었다. 우리가 먹는 쇠고기와 미국 사람들이 먹는 쇠고기는 다르다. 최근 γ보수단체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벌였는데 이것은 미국에서 먹는 것 중 최고급인 Choice급이다. 한국 사람들은 (국내에서는)구경도 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우 농가도 살려주자. 여러분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살리는 진정한 애국자다"라고 했다.
β씨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난 뒤 어린이 3명이 나왔다. 남자 어린이 1명, 여자 어린이 2명이었는데 공연에 앞서 δ군은 "이명박이라고 부르지 말고 쥐명박으로 부르자"라고 했다. 이어 "부산경찰은 쥐명박 말만 듣는다"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ε양과 ζ양은 "날아라! 슈퍼보드 OST"를 개사해서 불렀다.
세 번째 자유발언자 η씨는 "여기 나온 이유는 나라 꼬라지가 답답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모두가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안 그러면 경제는 어려워지고 서민들은 죽어난다'고 했는데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만일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면 각종 민영화 등 무시 못 할 정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각종 민영화 정책을 반대하며 "수험생은 밥심으로 공부하는데 이젠 먹는 것도 안심하고 못 먹는데 이로 인해 답답하다"고 수험생들의 한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말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잃어버린 10년"을 "잃어버린 권력"으로 정의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하는 행동을 비판했다.
사회자는 "미국산 쇠고기 100만 톤이 이제 유출된다"고 감만부두의 상황을 밝혔다. 이어 "이명박은 물러가라"라는 구호가 계속되었다. 또 그는 "요새 부산에 예비군들 많이 안 보이는데 그 이유를 따지자면 서울에서의 경찰들 강경진압으로 인해 서울시민들이 위험하기 때문에 모두 서울로 갔다"고 말하자 시민들이 환호를 질렀다.
민들레악단이 들어왔다. 민들레악단은 "개똥벌레", "재협상하라" 등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이 문화제를 계속하는 동안 필자는 지나가는 버스들을 확인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그냥 차창 밖을 쳐다봤다.
네 번째 자유발언자인 시민 θ씨는 "이명박 정부는 반성을 많이 했다. 그러나 며칠 뒤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진압을 더 강하게 하고 시민의 손가락을 물어뜯고 초등학생까지 연행하고 물대포에 색소를 넣어서 시위자를 집까지 쫓아가겠다고 했더니 이제는 물대포에 최루액까지 넣어서 더 강하게 진압하겠다"고 밝히는 등 현 정부의 시위 진압 방법을 폭로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생도 반성문 쓰면 큰 사고는 안 치는데 대학까지 나온 대통령이 이러고 있으니 의심스럽다. 다시 초등학교로 돌아가서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다시 배워야 된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이어 그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했다. 그가 "헌법 제 1조가 실현되는 날까지 끝까지 촛불을 들고 있겠다"고 천명하자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다섯 번째 자유발언자 ι씨는 "노무현 정부 때도 경제는 연 5%씩 성장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가장 잘못한 점은 비정규직 양산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경제성장률은 떨어졌고 비정규직은 더 양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큰 수준으로 양산될지도 모른다"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ι씨의 자유발언이 끝나고 나서 진보신당에서 노래공연을 했다.
진보신당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사회자가 어제 감만부두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려던 민주노총의 한 동지가 연행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행자 부인이 자유발언을 했다. 연행자의 부인은 "연행자 동지는 집으로 가려고 하던 중 연행되었다. 처음 끌려갈 때는 경찰이 '물어보자'고 한 뒤 '광우병이 실린 트레일러를 막아서 업무방해고 영업방해다. 그래서 당신을 연행하겠다'고 했다"며 연행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남편은 (트레일러를)막은 적도 없고 화물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아예 트레일러 자체가 움직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불법집회에 참가를 했다는 이유로 연행했다. 더 놀라운 것은 '서울은 잘 잡아 가는데 부산은 왜 연행자가 한 명도 없냐!'고 경찰청장이 이야기했는데 신랑이 얼굴 한 명 톡 튀어나오니 잡아간 것이다. 황당하다"며 현 경찰의 실태를 고발했다. 이어 "그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서면에서의 촛불문화제는 저녁 8시 23분에 끝났다. 이어 경찰 측에서는 "시민 여러분, 도로를 점거할 수 없습니다. 순수 촛불문화제는 도로 점거·행진 할 수 없다. 지금 찻길이 위험하다. 인도로 올라가 달라"고 했다. 경찰의 방송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저녁 8시 25분 거리로 나왔다.
[장면 2] 행진하면서
저녁 8시 25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부산시민 함께해요" 등의 구호가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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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행진중 ⓒ 이창우
▲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행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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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35분, 경찰은 저지선을 쳤다. 그 저지선은 시위대가 서면교차로로 진입을 하지 못하고 동성로를 통해 전포동 대우자동차 쪽으로 빠지도록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 저지선은 무너졌다. 오후 8시 36분, 시민들은 서면교차로를 통과하기 시작하여 연산동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후 8시 42분, 시민들은 서면교차로를 통과했다.
저녁 8시 51분, 시민들은 부전시장 앞을 통과했다. 시민들의 구호는 그칠 줄 몰랐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조선일보 폐간하라", "동아일보 폐간하라" 등의 노래가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밤 9시 2분 삼전교차로를 통과했으며 밤 9시 10분에 송공삼거리를 통과했다.
시민들이 양정교차로에 이를 무렵, "어청수는 감옥가라", "어청수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밤 9시 24분 양정교차로를 통과했다.
시민들은 밤 9시 37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 도착했다.
[장면 3] 부산지방경찰청에서
시민들이 가득 찬 부산지방경찰청 앞의 광장에는 전투경찰과 교통경찰로 가득 차 있었다. 시민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 "어청수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함성도 발사시켰다.
아프리카 등은 시위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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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부산지방경찰청에서 ⓒ 이창우
▲ 6ㆍ28 부산 촛불문화제 스케치 - 부산지방경찰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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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회자가 나왔다. 사회자는 "서울은 지금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서 뿌리고 있다. 말이 되냐?"며 서울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어제 연행된 민주노총 동지 상황을 알아봤는데 해운대경찰서에서는 불구속으로 처리되고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청와대에서도 감만부두 상황을 주목하고 있어서 그냥 못 풀어준다. 구속될 수도 있다"고 민주노총 동지의 상황을 전했다. 시민들은 서운해 했다. 그는 "이게 무슨 경찰이냐? 이게 원칙도 없고 자기들 마음대로 서울에서 구속하라 하면 구속하고 잡아가라 하면 잡아가고 뭐냐?"며 경찰의 현주소를 이야기했다.
사회자의 설명에 이어 27일 연행된 민주노총 동지의 부인의 자유발언이 있었다. 그는 자유발언을 시작하기 전 울었다. 이에 시민들은 "힘내라", "괜찮아" 등으로 그를 위로했다. 그는 "도대체 법이 뭐고 정의가 뭔지 모르겠다. 무슨 죄를 지었냐? 우리 식탁에 광우병 쇠고기 못 올라오게 하는 것이 큰 죄냐? 경찰서에서 남편이 구속되어 수사되더라도 끝까지 싸워야 되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경찰들에게 "한 가정의 가장을 아무 이유 없이 잡아가놓고 멀쩡하게 있을 생각 하지마라. 우리가 민주공화국임을 끝까지 보여주자"고 했다. 시민들은 "힘내라", "울지마" 등을 외쳤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치과의사라는 κ씨는 "상위 1% 그건 미국 가서 살아라. 그것도 동물원에서 살고 경찰 간부들은 동물원 경비하고 동물보호협회 회장 되어라"며 현 상황을 비꼬았다. 이어 "병원에서 의사들은 가운입고, 장갑, 마스크 끼고 진료하는데 감염을 방지하는 본질의 이유가 있다. 제 기능을 못하는 것들은 버려야 된다. 대통령과 공무원은 시민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력을 보호하는 것이 원래 역할이다…" 등을 말했다.
양산에서 왔다는 학생 λ씨는 대한민국 독재자에 대해서 이야기한 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공부가 하기 싫다"고 할 정도로 비판했다.
경찰의 방송 목소리가 부산지방경찰청 앞 광장까지 들려왔다. 이에 필자는 그 내용을 채증했다. "연제경찰서에서 나왔다. 여러분의 의사는 충분히 전달되었다. 불법집회 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즉시 해산하여 귀가 바란다"며 귀가를 종용했다. 이에 시민들은 "어청수는 감옥가라", "어청수를 구속하라"며 항의했다. 경찰 방송차 주위에는 전경 병력 몇 명이 배치되었다.
28일 밤은 깊어갔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은 계속되고 있었다.
2008.06.29 14:15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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