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형하천 조성 공사가 한창인 굴포천 미복개구간의 시작점인 부평구청 앞 굴포천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보호종인 맹꽁이의 집단 서식지다.
인천녹색연합이 2006년 실시한 굴포천 맹꽁이 서식지 실태조사에 의하면, 이곳에는 500여마리의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었다.
이 서식지 한 가운데는 맹꽁이의 서식을 돕기 위해 파놓은 웅덩이가 있다. 웅덩이에는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 세워놓은 말뚝이 있는데, 하루가 다르게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박남수 부평의제21 굴포와자연분과위원장이 수위를 기록한 바에 따르면, 하루 12㎝씩 낮아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예상했던 일이 일어났다. 맹꽁이 서식지가 파괴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이 처럼 사태가 다급해지자 박 위원장은 인천시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고, 현재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맹꽁이 서식지의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이유는, 인천여성문화회관에 인접한 굴포천이 건천화(물이 마르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갈산2동 동남아파트를 감아 도는 굴포천 흐름의 일부를 구청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인공물줄기를 냈기 때문이다.
이 인공물줄기는 맹꽁이 서식지를 오른쪽에 두고 흐른다. 문제는 맹꽁이 서식지와 굴포천 저수로(물이 흐르는 밑바닥)와의 표고가 1.5~2m가량 차이가 난다. 때문에 인공물줄기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표고가 높은 곳인 서식지의 물이 인공물줄기 법면으로 흘러나와 수로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은 “설계 전 환경생태조사가 부실했다. 공사를 위한 주변 환경조사 보고서에는 맹꽁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이후 발견이 됐으면 설계에 반영이 됐어야했는데, 그마저도 안 됐다. 도심 속에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를 품고서도 이에 대한 대책 없이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선 더 이상 수위가 낮아지지 않도록 차수벽이라도 설치해야한다. 이후 토양전문가, 수자원전문가, 양서류전문가를 통해 맹꽁이 서식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이를 설계에 반영한 뒤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30 15:19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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