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탕올여름 몸보신 아귀탕으로 하세요
이종찬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날씨마저 뒤죽박죽 국정 운영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처럼 흐릿하고 후덥지근하다. 잇따른 밤샘 촛불집회 참가로 온몸이 쇳덩이처럼 무거워지면서 속마저 몹시 쓰리다. 대한민국의 심장부를 꽉꽉 틀어막고 있는 전경들의 닭장차처럼 꽉꽉 막힌 세상, '신(新)보릿고개'가 이어지는 세상을 맞아 허리마저 휘청거린다.
답답하다. 이 답답한 세상을, 이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음식은 없을까. 이명박 정부에 지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한꺼번에 챙겨주는 음식. 한 그릇 게눈 감추듯 뚝딱 먹고 나면 흐릿하고 후덥지근한 이 세상을 다시 헤쳐 나갈 힘이 불끈불끈 나게 하는 음식. 그런 음식이 아귀탕이다.
매콤하면서도 칼칼한 감칠맛이 기막힌 아귀탕은 무더운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쭈욱 빠졌을 때 먹는 여름철 보양음식이다. 아귀탕은 특히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아침, 이마와 목덜미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한 그릇 먹고 나면 금세 속이 편안해지면서 피로까지 싹 사라지게 한다. 때문에 해장국으로도 매우 좋은 음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귀 하면 콩나물과 미나리, 미더덕 등을 듬뿍 넣고 매운 고추장과 함께 버무려내는 찜으로 먹는 음식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귀탕의 제맛을 아는, 아귀탕을 즐기는 사람들은 누구나 안다. 아귀탕이 얼마나 시원하고 칼칼하며, 얼마나 구수하고 깔끔하며, 얼마나 깊은 감칠맛이 기막힌 음식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