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앞에 몰려가 '국가는 월남파병 고엽제 환자 책임져라'는 구호가 적힌 LPG가스통일 승합차앞에 묶은 채 'MBC PD수첩 박살내자'는 피켓을 출입문에 꽂아 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극우성향의 특수임무수행자회 소속 회원들이 1일 밤 진보신당 당사에 잠입해 폭력을 휘두르며 무차별 난동을 벌였다. '백색테러'다. 제대군인단체를 비롯한 극우단체들의 이 같은 몰상식한 행위는 사실 한 두 번이 아니다. '촛불 정국' 이후로만 살펴봐도 말보다 주먹이 앞선 행동은 부지기수로 많다.
공영방송사에 난입해 LPG 가스통을 들이대며 협박하기도 하고, 1인 시위 여성에게 무차별 집단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빨갱이', '친북좌파' 등 색깔론 공세가 여의치 않으니까 이제는 무력을 통해 '촛불'을 가라앉히려는 모습이다.
극우단체들의 몰염치한 난동에는 한 가지 특징적인 사항이 있다. 바로 '군복'을 앞세운다는 점이다. 이번 '촛불 정국'에서는 시청 앞 광장에서 큰 목소리로 '멸공'을 부르짖는 특수임무수행자회, 그리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가스통을 앞세운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주인공이 됐다.
실제로 가스통 협박, '촛불 시민' 폭행 등 다수의 몰상식 폭력 행위가 군복을 입은 채로 이뤄졌다. 70~80년대와 같이 현역 군인을 동원하는 것이 여의치 않자 이제는 '역전의 용사'가 나선 형국이다. 정부여당이 '4공·5공 본색'을 못 버리고 제대 군인을 최전선에 앞세워 '촛불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같은 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것은 경찰의 관대한 대처 방식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찰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을 구속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는 등 부산을 떨지만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력에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 집회 이후 연행자는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가운데 일부 시민들에게 노골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온 극우단체 회원들은 거의 없다.
극우단체에서 벌인 '촛불 진화 작전'을 날짜별로 모아봤다.
[일지] 극우단체의 '촛불 진화 작전' |
[7월 1일 밤 10시 30분경] 특수임무수행자회 진보신당 난입해 집단난동
특수임무수행자회 사무총장과 소속 회원 2명이 진보신당 여의도 당사에 난입하여 진보신당 현판을 주먹으로 부수고 30분간 난동. 연락을 받고 온 남성 당직자 4명의 목을 꺾으며 폭행을 가했고, 여성 당직자도 무차별 폭행. 수행자회 회원 2명이 더 난입하여 당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기도 함.
수행자회 회원 1명은 경찰차에 호송을 하는 과정에서도 경찰 제지를 무시하고 소식을 듣고 온 진중권 교수의 얼굴과 어깨를 2차례 폭행. 폭행당한 진보신당 당원 2명은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치료 중. 이광호 당원은 심한 폭행으로 다리에 깁스를 했고 김다운 당원은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음.
[6월 23일 5시 50분경] 'KBS 1인 시위' 여성, 보수단체 회원에 집단 구타
KBS 앞에서 '정연주 사장 퇴진촉구', '국정 흔들기 중단 촉구 국민대행진' 집회를 열던 보수단체 회원 수십 명이 '공영방송 지키기' 1인 시위를 벌이던 박아무개(50·천안)씨를 피켓과 각목 등으로 무차별 폭행. 이를 말리려는 강아무개(43·논산)씨를 피켓 등으로 집단 린치. 박씨와 강씨는 응급차에 의해 한강성심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입원치료 받음.
[6월 13일 밤 8시 40분경] 고엽제전우회, 가스통 들이대며 공영방송 협박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응급차에 LPG 가스통을 매단 채 KBS 정문으로 들이닥쳤다. MBC 앞에서는 LPG 가스통으로 만든 '간이 화염방사기'로 MBC 건물 방향의 허공을 향해 한차례 분사하기도 했다. 곧바로 경찰이 달려들어 소화기로 제지했다.
[6월 13일 오후 3시경] 보수단체, 쇠고기 수입반대 농성 중인 시민 폭행, 기물파손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7천여 명은 서울역 광장에서 '국정 흔들기 중단촉구 6.13 국민대행진' 집회를 마치고 130대의 구급차를 선두에 세워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청계광장에 도착하자마자 12일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시민들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했다.
시민농성단의 수는 고작 5명. 고엽제 전우회원을 필두로 한 이들 단체 회원들은 막무가내로 "니들 빨갱이지", "여기서 나가" 등 고성을 질러가며 이들을 밀어내고 때론 주먹을 휘둘렀다. 시민농성단이 이제껏 받아온 서명용지도 10여분 만에 짓밟혔고 책상 등이 부서졌다.
[6월 6일 저녁] 특수임무수행자회, 서울대생 폭행... 코뼈 으스러져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현충일 추모식'을 지내던 특수임무 수행자회 회원들이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충돌했고, 이들 가운데 한 회원이 주먹을 휘두르며 폭행을 가해 서울대 학생이 코뼈가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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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용사' 앞세운 극우단체들의 '백색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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