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고 있는 아빠와 나의 모습. 사진은 옆에서 듣고 있던 동생이 찍어주었다.
김한들
- 만약 그 문제가 해결된다면요? "그것 말고도 또 많은 문제가 있지. 사실은 아이들 수준에 맞게 가르치는 게 맞지. 그러기 위해서는 수준별 수업에 대한 조건이나 지원이 먼저 마련되어야하지. 지금은 단순히 상중하 성적으로 잘라 만드는 거거든. 반 별로 인원수도 똑같고. 다른 조건 다 똑같은데 성적만으로 갈라 수업한다고 얼마나 큰 효과가 날까."
- 방과 후 학교를 영리단체에 위탁하면 싼 가격에 좋은 질의 교육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첫 번째 문제점은 학교라는 것은 상급학교 진학하는 기능도 있지만 인간교육이라든지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는 거잖아. 그런데 모든 학교의 초점을 대학진학에 맞추는게 과연 올바른 교육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학교의 생활지도적 측면을 도외시하는 거고, 모든 것을 진학에 초점 맞출 수밖에. 그렇잖아도 치열한 경쟁의 장인데 학교마저 거기에 편승하게 되는 거지."
외고 하나 늘어나면 학원 10개 늘어난다? - 현장에서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은 걸로 아는데요. "심각한 문제지. 교육정책 가운데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것이 고교평준화거든. 물론 반론도 많지만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정책이지. 그런데 결국 평준화를 깨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거지. 예를 들면 특목고, 자사고 떨어진 학생들이 인문계 가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서열화가 되는 거지. 지금도 특목고가 상당히 많이 늘어났잖아. 특목고 정원이 1만3000명 정도인데 어떤 사람은 이미 평준화가 깨졌다고 말해. 거기다 2012년 까지 자사고 100개가 늘어난다면 평준화는 사라지는 거지."
-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네요? "그러면 중학교부터 다시 입시체제로 가는 거지. 중학교가 고등학교 입학 위한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는 거야. 또 사교육을 더 많이 조장할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외고 하나 늘어나면 학원 10개가 생긴다는 말이 있어. 자사고 100개 늘어나면 학원이 얼마나 늘까. 학생들은 입시지옥에 시달릴 수밖에. 그것을 알 수 있는 게 지금의 특목고 열풍이지.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 준비하잖아. 재력 있는 부모 아이만 사교육을 받을 수 있지. 그러다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어. 2006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결과 최상위 계층(의사,변호사, CEO등)자녀가 특목고 들어갈 확률이 최하층보다 8배가 높게 나오기도 했잖아."
-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이게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같아요. "그렇지. 전에는 교육이 신분상승의 통로였지만 이제는 가난까지 세습되는거야. 지금 교육정책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심화시키고, 사교육을 줄인다 하지만 오히려 늘리고 있어. 그 대표적인 게 영어몰입교육이고. 결국은 있는 자만을 위한 교육정책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 휴. 얘기하다보니 학생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벌써 두 시간이 지났네. 아빠,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해주세요. "교육정책을 마련할 때는 다양한 의견수렴과 깊이 있는 검토가 이루어져야해.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는데 정권 바뀔 때마다 수시로 바뀌잖아. 좋은 쪽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이번 경우에는 퇴행한 거지. 그리고 교육정책에 사실 교육의 주체라고 생각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 의견수렴 과정이 거의 없잖아. 학생들이 반발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거야. 내 일인데 의견하나 못 내고 받아들여야하는 게 얼마나 화나는 일이겠어."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이명박은 각오하라" 중고생이 대통령에 뿔난 이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