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 검찰청 앞에서 열린 '< PD수첩 >표적수사 정치검찰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전관석
집회가 시작됐다. 사회자와 시위대의 구호에 임채진 검찰총장과 검찰이 자주 등장했다. "'검사스럽다'는 말을 5년 만에 다시 쓸 줄 정말 상상도 못했다, 당시 당당하던 그 검사들은 다 어디 갔나"는 사회자 말에 박수가 터졌다. 최상재 위원장은 어김없이 맨 처음 무대에 올랐다.
"이제는 검찰이 나서서 방송 프로그램 편집까지 해주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 만드시는 PD분들 정신없이 바쁘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이뿐입니까. 풍자와 해학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코미디 소재까지 검찰이 잘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날은 더 뜨거워졌다. 얼음물과 음료수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돌았지만 체감온도를 조금도 낮추지 못했다. 심상정 대표, 이석행 위원장과 함께 앉아있던 최 위원장도 계속 얼굴을 훔치고 손부채를 부쳤다.
[15시30분 국회-원혜영 면담] "민주당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데..."최상재 위원장은 이 집회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오후 3시경 김경호 기자협회장, 김영호 언론연대 대표와 함께 집회 장소를 빠져나왔다. 오후 3시 30분까지 국회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통합민주당에 언론사회단체의 명확한 입장을 다시 밝히기 위해서였다.
통합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반대하면서도 언론사회단체와 보폭을 잘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등원조건 협상을 하면서도 언론 문제는 뒷전으로 미뤄놓은 것 같아서다.
택시를 타고 국회로 향했다. 택시 안에서 영 마뜩하지 않은 통합민주당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호 대표 "민주당은 늘 참 적극적이지가 못해요. 지난 국회 때 열린우리당도 그랬고, 방송법 다룰 때도 영 소극적이었지."최상재 위원장 "그러게 말입니다. 민주당이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하는데요."김경호 기자협회장 "새로 뽑힌 최고위원들도 그렇고, 언론 관련 사안을 다루는 사람들 중에 과거 문광위 출신들도 없지요. 그래도 언론사회단체가 요구할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길이 막히지 않아 제 시간에 국회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국회에 미리 와있던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문효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난 뒤 오후 4시부터 원혜영 원내대표와 30분 가량 면담했다.
이들은 원 원내대표에게 세 가지를 주문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를 등원 조건으로 할 것, 민주당 몫 방통위원 두 사람의 활동을 검증한 뒤 소환할 것, 방통위원회 관련 특위를 구성할 것 등 세 가지다. (민주당은 잠시 후 한나라당과 등원에 합의했는데, 결국 이들의 요구 전부를 관철시키진 못했다.)
[17:00 MBC 남문광장-긴급총회] "우리에겐 원군이 있습니다, 국민이라는"참가자들은 원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친 뒤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으로 가서 브리핑했다. 하지만 최상재 위원장은 그 곳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면담이 끝나자마자 국회를 빠져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MBC다. 오후 5시부터 MBC 남문 앞에서 <PD수첩>사태와 관련한 'MBC 조합원 긴급 총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총회가 끝난 뒤에는 촛불문화제가 MBC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이미 전날부터 "<PD수첩> 지키러 갑시다. 8일 저녁 7시"라는 사발통문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