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주연 김지수·이하나·한재석·정겨운)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보육원에서 자라다 부유한 집에 입양돼 인기 아나운서로 성장한 한 여성(김지수)과 입양된 이복 언니의 손에 이끌려 서울역에서 버려진 진짜 딸(이하나)이 고아로 성장한 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부모님이 출장을 간 사이 언니(당시 나이 12세)가 동생(당시 나이 5세)을 서울역으로 데려가 고의로 버려두고 집으로 혼자만 돌아온다고 돼 있다. 이후 20여년이 흘렀고 그동안 동생은 부모님도 모른채 고아로 살아가다 언니의 악의적 행동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실제는 어떨까? 고의로 동생을 버린 언니의 행동은 형법 제271조(유기·존속유기)에 따르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형법 제271조 ①항에 보면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하여 부조를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의무있는 자가 유기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특히 ②항에서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존속유기에 대해서는 더욱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처럼 유기 후 20년이 지난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끝나 형법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당시 연령에도 문제가 있다. 범행 당시 연령(12세)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14세 미만자에 대해서는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없었으나, 현재는 10세 미만으로 연령이 낮아진 상태다. 12세라면 보호관찰 대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현재 경찰청에서는 '실종아동찾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실종아동이란 실종신고 당시 14세 미만의 아동을 말한다. 지난 2006년에는 경찰청에 신고된 14세 미만 아동의 실종 어린이가 무려 7064명이나 발생했다. 이 가운데 7057명은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해에는 8602명의 어린이 가운데 8596명의 어린이가 발견돼 아직 6명의 어린이는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경찰청에서 실종아동찾기 센터 개소 등 치안 시스템 확충과 더불어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현재 8세 이하의 아동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것이다.
실종아동이 발생했을 때는 국번 없이 182로 전화를 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아이의 사진과 함께 신고하면 된다. 물론 실종아동 찾기센터 홈페이지(www.182.go.kr)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신고와 함께 아이의 최근 사진을 게재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신고할 때는 정확한 자녀의 이름과 나이,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이름을 말할 수 있는지 등이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함께 말해야 한다. 또한 정확하게 길을 잃은 것인지 가출한 것인지, 혹은 누구와 함께 있다가 없어졌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당시의 옷차림과 신발 소품, 그리고 신체 특징을 자세히 말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종 아동은 보통 큰 백화점·쇼핑센터·유원지·놀이공원·공공장소 등에서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을 동반하였다가 순간적인 부주의로 발생한다. 가정문제로 인한 부모의 관심부족이나 보호소홀, 드라마에서처럼 고의적인 유기, 유괴 등의 경우 집을 찾아주기란 어렵고 힘든게 현실이다. 순간적인 부주의로 인한 실종아동은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부모의 품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이들은 평소 똑똑하고 집전화번호도 잘 외우고, 엄마 아빠의 이름도 잘 아는 아이라도 길을 잃고 겁에 질리게 되면 묻는 말에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아이의 불안한 마음상태를 이해하고 달래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후에는 아이가 있는 장소에 그대로 서서 일단은 아이의 부모를 기다려 본다. 대부분 아이가 잠깐 한눈을 팔거나 부모의 부주의로 아이와 떨어진 경우 아이의 부모는 가까운 장소에 있기 마련이다. 이리저리 아이의 부모를 찾아본다고 주위를 헤맬 경우 부모를 찾기가 더 여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시 아이가 집에 혼자 간다고 해서 그대로 내버려두면 안된다.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는 반드시 기다려야 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여자>에서처럼 서울역에서 집을 잃은 아이가 발견되었을 경우 주변사람들이 길잃은 아이를 발견하고 대처요령을 잘 알았다면 아이는 손쉽게 부모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드라마의 극본을 쓴 작가(김인영)는 어쩌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단 한명의 장기 실종 어린이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양의 여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2008.07.11 16:4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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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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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바라본 <태양의여자> 속 실종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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