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새벽 서울 중구 YTN 본사 앞에서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사퇴"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15신 : 13일 새벽 1시 20분] 시위대는 "구본홍 사퇴"...YTN 본사 20층서 수백장의 '종이비행기' YTN 본사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던 시위대 2천여 명은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사퇴" 등을 외치며 단식농성 중인 YTN 노조를 응원했다. 특히 시민악대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즉석에서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인아빠' 밥차도 YTN 본사 앞으로 와서 시민들에게 라면을 제공했다.
시민들의 갑작스런 격려방문에 고무된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단식 중임에도 시민들 앞으로 나와 큰 목소리로 발언했다.
"YTN 사장 자리는 이명박 당선에 앞장섰던 구본홍씨가 올 자리가 아니다. 언론사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인데 어떻게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언론사 사장 자리에 측근을 내려 보낼 수 있나. 이게 바로 방송장악이고 언론장악이다. 조합원들은 숫자가 얼마 안 되지만 14일 열리는 주총을 꼭 무산시키겠다."
현 전 위원장의 발언에 시민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어 YTN 본사 20층에서는 조합원 20여 명이 '공정방송 사수! 방송독립 쟁취!'라고 적힌 종이비행기 수백 장을 날리자 시민들은 "YTN을 지켜내자"고 큰 소리로 연호했다.
집회 도중 시청 앞 서울광장에 남아있는 시민들 300여 명이 경찰에 고립돼 연행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시위대에 전해지면서 정리집회 중에 일대 소란이 일었다. 시민들은 "빨리 갑시다" "도와줍시다" "구출합시다" 등을 외치며 황급히 서울광장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YTN 본사 앞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남아있다.
한편, 시청 앞의 시위대는 대부분 인도로 올라간 상태다. 경찰 방송차량에서는 계속 '검거 압박' 발언을 흘려보냈다. 방송차량에서는 무전기로 내보낼 멘트를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자... 어서 호송차 준비하고, 다들 검거 준비합시다."
방송차량에서 두세번에 걸쳐 이런 멘트가 흘러나오자 예비군들이 나서서 "경찰이 검거한다고 하니까 다칠 수도 있으니 일단 인도로 올라갑시다"라고 시위대를 설득했다.
남대문 경찰서장은 또 방송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이제 차량을 소통시키겠습니다. 차벽도 모두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인도로 올라가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설득되지 않은 일부 시위대가 도로에 남아있었으나. 경찰이 차벽을 열고 차량을 소통시키기 시작하자 모두 인도로 올라갔다.
[14신 : 13일 새벽 0시 40분]다시 세차게 내리는 비..."YTN 구하러 가자" 2000여명의 시위대는 다시 행진...300여명만 시청 앞에 남아 "YTN으로 갑시다."
누군가 이렇게 외쳤다. 시청 광장 앞쪽에서 전경과 대치하던 시위대 2000여명은 삼성본관 앞을 지나 숭례문을 지나쳐 YTN 본사 쪽으로 향했다.
YTN은 '낙하산 사장' 구본홍씨 선임 저지를 위해 촛불이 계속 켜져 있는 곳이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오늘로 단식 4일째를 맞고 있으며, 구본홍 사장 저지 YTN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월)로 예정된 주총을 완전 봉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시민들은 YTN 앞에 도착해 "힘내라, 우리가 지켜줄게" "방송장악 저지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YTN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촛불을 밝히고 있던 시민들은 시위대가 도착하자 큰 환호로 이들을 맞았다. 현재 '시민악대'의 연주로 '바위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으며 약식 집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시민들의 지지방문에 매우 감사해 했다.
"14일 주총에서 이사 한 명을 더 선임한다. 현재 이사가 6명인데 구본홍씨를 이사로 추가한다는 것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이들 7명의 이사 중 구본홍씨를 대표이사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우리 노조는 주총 자체를 하지 못하게 봉쇄하기로 했다. 애초 주총은 보장해주고 표결을 시작할 때 노조집행부가 이를 막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다수 조합원이 소수만 희생하는 싸움이라며 반대해서 좀 더 강하게 주총을 봉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YTN 내부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오늘 많은 시민들이 지지방문을 해줬는데 너무 감사하다. 꼭 시민들이 바라는 대로 구본홍 내정자가 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막겠다."
한편 시청 앞에서 전경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는 300여 명. 이들은 연좌한 채 구호를 계속 외치고 있다. 경찰 방송차량에서는 계속 해산방송이 나오고 있다.
"남대문 경찰서장입니다. 여러분들이 소통을 좋아하시는데 도로가 여러분 때문에 소통이 안 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마시고 인도로 올라가 주시기 바랍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차량통행을 방해하면서 불법과 탈법행위를 자행하지 마시고 인도로 올라가십시오. 불법과 탈법 이전에 양심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십시오."
방송차량을 통해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시위대는 야유를 보내고 있다. 시위대는 방송차량에서 "경찰은 참고 또 참겠습니다"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우하하하..."라고 웃었다.
비가 다시 세차게 내리고 있다.
[13신 : 12일 밤 11시 50분]광장은 완전히 봉쇄됐다 4시간 동안 행진했던 시위대도 흩어져...3000여명만이 전경과 대치 완전봉쇄다.
행진을 마친 시위대가 대한문 앞에 도달할 무렵 경찰은 시청~소공로길에도 차벽을 쳤다. 이로써 시청으로 향하는 크고 작은 모든 차도가 차벽으로 막혔다. 태평로는 물론이고 시청~청계천, 시청~을지로, 시청~소공로 길은 사람이 전혀 들어올 수 없다. 시청~남대문 길에는 수백명의 전경이 시위대와 대치 중이다.
밤 11시 15분 현재 시청광장 주위 모든 차벽 안쪽에는 전경버스와 전경만이 있는 완전한 '진공상태'가 됐다. 시동을 켜둔 전경버스 엔진 굉음만이 광장 주위를 울리고 있다. 시민들에게 공짜로 냉커피를 나눠주고 있는 '촛불다방' 천막만이 덩그러니 차벽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프레지던트호텔 앞 차벽 설치는 쉽지 않았다. 경찰이 전경버스 5대로 차례차례 차벽을 만드는 동안 일부 시민들이 마지막 버스가 들어올 틈에서 격렬하게 저항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 십명의 전경을 투입해 이들을 밀어냈으나 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결국 병력을 더 충원하고 방패를 앞으로 전달하고 나서야 겨우 버스를 댈 수 있었다.
비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무려 4시간여동안 폭우 속을 미친듯이 행진했던 시위대는 막상 시청 앞에 도달하자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3000여명정도 되는듯하다.
현재 시위대는 숭례문 방향에서 전경과 대치하고 있다. 전경 수백여명이 차벽 앞에서 밀집대형으로 시위대를 막고 있으나, 시위대는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시위대와 전경 사이에서 '시민악단'이 트럼펫 등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주하자 시위대는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시민 1백여명 YTN 앞으로 지지방문 |
동대문을 거쳐 서울시청으로 돌아오던 시위대 중 YTN 지킴이 카페 사람들 등 1백여 명이 남대문에서 방향을 틀어 YTN 본사 앞으로 향했다. 지지방문을 하기로 한 것.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과 YTN 노조를 지지하는 시민 30여명이 본사 앞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시민들은 "YTN 사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YTN 본사 앞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동참과 지지를 호소했다.
행진을 마치고 YTN으로 왔다는 시민 김선영씨는 "이명박 측근인 구본홍씨가 YTN 사장으로 임명되느냐 마느냐가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결정 난다"며 "YTN이 무너지면 KBS와 MBC가 차례로 위협받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씨는 이어 "우리 촛불이 지금 이 순간에는 YTN 문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오늘부터 14일까지 온 힘을 다해 YTN 사수 싸움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YTN 본사 앞을 지켰다는 우성수씨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우리 방송사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지가 14일 판가름 난다"며 "시일이 촉박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YTN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밤새 이곳, YTN 본사 앞에서 지지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YTN 본사 앞에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또 '마이클럽'에서 건 것으로 보이는 '선영아 모여라'라는 현수막도 눈에 띈다.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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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11시경 서울시청앞 광장을 경찰버스로 원천봉쇄한 경찰이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범국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행진해서 도착할 시간이 되자, 버스를 추가로 투입해서 부근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권우성
[12신 : 12일 밤 11시5분]"지금이 계엄이냐, 차라리 군대를 불러라" 시청 앞으로 행진하는 시위대, 차벽 보강하는 경찰 밤 10시 30분께부터 시청 인근에 배치되어 있던 경찰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동대문을 돌아 시청 광장을 되찾자면서 이동하고 있는 시위대의 행렬을 막기 위해서다. 행진하는 시민들의 수는 어느새 2만여명으로 늘었다.
대한문 앞에 주차되어 있던 전경버스에서 전경들이 내려 방패를 들고 이동을 시작했으며 덕수궁을 따라 주차되어 있던 버스에서도 전경들이 모두 내려 방패를 들고 이동 중이다.
시청 옆 국가인권위원회 쪽과 프레지던트 호텔 쪽에 새로운 차벽이 설치되고 있다. 경찰은 전경버스 2대로 국가인권위 앞을 완전히 틀어막았으며 일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와중에 한 시민은 이렇게 외쳤다.
"지금이 계엄이냐. 차라리 군대를 불러라."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국가인권위쪽 인도로 밀려난 상태다.
프레지던트호텔 앞도 경찰버스와 전경들이 쉴 새 없이 배치되고 있다. 경찰은 전경버스 5대로 을지로에서 시청으로 오는 곳에 차벽을 설치하고 있다. 전경 수백명도 배치하고 있다. 차량은 완벽히 통제된 상태다.
한편 "시청을 되찾자"며 행진하던 시위대는 을지로 입구 역에서 롯데 백화점 앞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행진 대오는 시청 광장이 가까워질수록 더욱더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들의 행진은 조만간 시청 앞에 이르러 '전경 차벽'과 방패를 든 전경에 가로막힐 것이다.
▲12일 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범국민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학생과 시민들이 청계광장~서울광장~종각을 거쳐 동대문 앞을 지나며 미국산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11신 : 12일 밤 10시 25분] "이젠 시청을 되찾겠다" 청계광장, 안국동, 동대문 거쳐 다시 시청으로 "이젠 시청을 되찾겠다."
동대문까지 행진한 대열은 동대문운동장역 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청 방향으로 다시 '성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시민들의 대오는 여전히 줄지 않았다. 대열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사람도 없다. 맨 앞쪽에 있는 한 시위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뚫린 곳을 찾아서 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시청을 막고 명동을 막아봐라. 그래도 뚫린 곳은 있을 것이다."
이렇듯 대오 앞쪽에 있는 시민들이 "을지로"를 외치면 일부 시민들이 서로 토론을 해가면서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본대가 행진을 시작한 뒤에도 안국동 사거리에 남아있던 시민 1천여 명도 뒤늦게 동대문 방향 대열에 따라 붙었다. 시민들은 대열을 맞추지 않고 자유롭게 삼삼오오 모여 걷고 있다.
일부는 '바위처럼' 등의 노래를 부르고 일부는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한 노점상들도 시위대를 따라 이동 중이다. 조선일보 광고주 압박운동을 벌였던 '82쿡닷컴' 회원들은 시위대에게 우유와 두유 각 2천개씩을 나눠주고 있다.
또 안국동에 남아있던 50여명은 "독재타도 명박 퇴진"을 외치며 조계사 앞을 지나 종각 쪽으로 좌회전해 종로 2가 쪽으로 행진했다. 수배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계사 앞쪽에는 5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켜고 앉아서 응원의 박수를 치고 있다.
한편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폭우를 피해 종각 근처 대형 빌딩 입구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거나 아이들을 재우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시민 악단', 폭우 속 행진대열 흥 돋워 |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나고 오겠네 온 세상 어린이들 하하하하 웃으며 그 소리 울려퍼지네 달나라까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선발대는 이미 종로를 빠져나가고 후발대는 종로 2가를 지나고 있다. 트럼펫·클라리넷·멜로디언 등 악기를 다루는 시민들이 한데 모여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들 뒤를 따르던 시민들은 박자에 맞춰 동요 '앞으로'를 부르면서 흥을 돋웠다.
동요가 끝나고 민중가요를 부르며 앞으로 전진했다. 이내 조그마한 나팔모양의 응원도구를 든 중년 남성들도 박자에 맞춰 악기를 불었다. 기타를 맨 시민은 폭우 때문에 비닐로 가리고 가야했다. 교통경찰들은 통제를 풀기 시작했고 차와 섞여 곳곳에서 경적소리가 울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차들과 섞여 신호를 지키며 종로 3가에 서 있었다.
종로 3가에서 박스를 든 시민들이 갑자기 거리로 나왔다. 철도공사에서 나왔다는 시민들은 박스 안에서 우유를 꺼내 시위대에 건네주었다. 많은 시민들은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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