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복더위엔 뜨거운 것이 좋아!

무더운 여름날에 먹는 바지락칼국수의 시원한 쾌감

등록 2008.07.14 14:45수정 2008.07.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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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칼국수 바지락칼국수 국물의 뜨거움이 시원함으로 다가올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여름철 무더위는 오간데 없다.
바지락칼국수바지락칼국수 국물의 뜨거움이 시원함으로 다가올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여름철 무더위는 오간데 없다.조찬현

이열치열이라고 했다. 이렇게 무더운 복더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음식이 건강에 좋다. 날씨가 무더워지면 몸 안이 차가워지므로 무더운 여름철에는 따뜻한 음식으로 몸속의 찬 기운을 데우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산중에 바지락 칼국수라! 왠지 마음이 끌린다. 식당 이름도 좀 생뚱맞고…. 다른 지역과는 달리 바다가 없는 천안에서 바지락은 어찌 보면 좀 낯선 식재료다. 바지락을 넣어 만든 바지락칼국수.

춥고 배고팠던 아픈 기억 때문에 자꾸만 퍼줘

바지락칼국수 바지락을 넣어 끓여낸 국물은 맛이 시원하다.
바지락칼국수바지락을 넣어 끓여낸 국물은 맛이 시원하다. 조찬현

바지락칼국수 상차림 입이 까칠하고 밥맛없는 무더운 여름날에 입맛을 되살려주는 이집은 한번쯤 부담 없이 들려볼만한 곳이다.
바지락칼국수 상차림입이 까칠하고 밥맛없는 무더운 여름날에 입맛을 되살려주는 이집은 한번쯤 부담 없이 들려볼만한 곳이다.조찬현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 안주인(64·윤영순)은 해군에서 복무한 남편을 따라 포항에서 27년을 살았다. 남편이 군 생활을 마친 뒤에는 포항의 비학산에서 전원생활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집의 상호를 '포항비학산 바지락칼국수'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6·25전쟁을 거친 세대다. 춥고 배고팠던 아픈 기억 때문에 음식이 적을까봐 자꾸만 퍼주게 된다고 한다. 정량만 달라고 한사코 만류해도 막무가내다.

"손님들이 드시고 적으면 어떡하나 불안해 자꾸만 주게 되요."


정성과 인정이 넘쳐서일까. 싱싱한 바지락으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바지락칼국수에서 고향 어머님의 풋풋한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바지락칼국수 맛을 한번 보면 손님을 집안 식구 대하듯 한다는 안주인의 말이 허튼소리가 아니었구나 하며 인정을 하게 된다.

포항비학산 바지락칼국수는 국물 맛이 아주 빼어나다. 바지락 국물과 칼국수는 잘 어울린다. 바지락을 넣어 끓여낸 국물은 맛이 시원하다. 바지락은 너무 오래 끓이면 조개 살이 오그라들고 질겨져 연한 맛이 없어지므로 입이 벌어질 정도로만 끓이는 게 중요하다. 


개운하고 얼큰한 국물에다가, 쫄깃한 면발에 푸짐함까지 갖추었으니. 그것도 바다가 없는 충청도 천안 산중에서 맛본 바지락이니 별미일 수밖에. 입이 까칠하고 밥맛 없는 무더운 여름날에 입맛을 되살려주는 이 집은 한 번쯤 부담 없이 들려볼만한 곳이다. 바지락도 넉넉하게 넣어줘 바지락을 까먹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바지락칼국수, 뜨거움이 시원함으로 다가올 때의 그 쾌감

바지락 싱싱한 바지락
바지락싱싱한 바지락조찬현

주방에서 한소끔 끓여서 내온다. 식탁에서 바글바글 끓이면서 먹는다. 뭐든지 아끼지 않고 갑절로 정성을 들인다는 주인장. 바지락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재료는 식당 뒤의 텃밭에서 직접 키워 손님상에 내온다. 

공기가 좋아 천안 목천 지산리 산자락으로 찾아들었다는 이들 부부는 이제 나이도 먹고 해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단다.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직접 기른 야채들을 찾아오는 손님들과 나누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또한 아침이면 텃밭에 나가 작물에 물주고 가꾸는 게 행복이라고 말한다.

국물이 들어가는 음식은 육수가 중요하다. 무, 다시마, 멸치, 마른새우, 북어대가리, 양파 등의 천연재료를 듬뿍 넣어 만들어낸 육수가 이 집 음식 맛의 비법인 듯. 역시 식탁에서 끓이면서 먹으니 온도가 그대로 유지돼 맛 또한 처음과 변함이 없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이라면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어먹어도 좋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연신 훔쳐내며 바쁘게 먹다보면 어느새 입 안 뜨거움이 뼛속까지 밀려든다. 여름철 건강을 챙기려면 뜨거운 음식이 제격이다.

2인분을 시키면 셋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냄비에서 설설 끓는 뜨거운 바지락칼국수를 먹으면서 땀을 쪽 빼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바지락칼국수의 뜨거운 국물이 시원함으로 다가올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여름철 무더위는 오간데 없다. 냉면이나 콩국수의 그 시원함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텃밭 대부분의 식재료는 식당 뒤의 텃밭에서 직접 키워 손님상에 내온다.
텃밭대부분의 식재료는 식당 뒤의 텃밭에서 직접 키워 손님상에 내온다. 조찬현

덧붙이는 글 | '2008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


덧붙이는 글 '2008 이 여름을 시원하게 응모'
#바지락칼국수 #이열치열 #이 여름을 시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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