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와 삽 힘든 일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농기구이다.
홍광석
현재 농촌에는 사라진 농기구들이 많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집집마다 볼 수 있었던 쟁기, 써래, 고무래, 곰방매, 가래, 지게, 장군, 두레 같은 농기구는 농업 박물관에서나 찾을 수 있는 골동품이 되었다. 고작 삽, 괭이, 낫, 호미, 쇠스랑 등이 눈에 띄지만 그 중에서도 호미는 아직도 농민들은 물론 텃밭을 가꾸는 도시민들의 소중한 벗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아무리 농촌이 기계화된다지만 호미와 다소 진화된 형태로 남아 우리 농촌을 지킬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농촌이 아주 사라지지 않는 한 여름철 김매기는 이어질 것이고, 그 김매기에는 호미를 따를 만한 농기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상에 맨손으로 밭에서 김매기를 하겠다고 덤비는 농민은 없다. 또 논두렁의 풀을 잡겠다고 쇠스랑을 들고 설치는 농민은 없다. 그리고 콩밭에서 괭이를 휘두르는 아낙네도 없다. 농민들은 토양에 맞는 농기구, 작물을 다치지 않고 풀을 이길 농기구가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