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Non-GMO 선언 "소비자들 편지 때문"

16일 기자간담회 통해 공식 입장 밝혀... 업계에 미칠 파장 적지 않을 듯

등록 2008.07.16 16:29수정 2008.07.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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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문제로 달궈진 식품 안전성 문제가 '콩기름'으로도 번질 태세다. 최근 GMO(유전자변형) 식품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이 콩기름 등 전 제품에 대하여 10월까지 Non-GMO를 실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콩기름 등 전제품 Non-GMO 선언, 10월부터 실현

주식회사 풀무원(대표 남승우)은 16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유부와 조미김 등 일부 제품에서 사용되는 콩기름도 엄선한 Non-GMO나 미강유(쌀겨기름) 등으로 대체해 사용할 계획이며, 추후 원료 사용시 GMO 검사성적서나 정부증명서, 또는 구분관리 유통증명서를 반드시 확보하여 관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풀무원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콩기름의 경우 대부분이 GMO로 만들어져 어쩔 수 없이 일부 제품에 이를 사용해왔었다"면서 "유럽, 중국 등 다수의 원료 공급처를 통해 현재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자사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Non-GMO 원료와 타피오카(열대 지방 카사바 뿌리 녹말) 등 비 GMO 유래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 확보됨에 따라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풀무원은 "전분당과 옥수수기름은 이미 확보된 원료를 사용해 계속 Non-GMO를 유지할 것이며, 콩기름은 Non-GMO 대체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여 오는 10월까지 콩기름을 포함한 전 제품에 Non-GMO 실현을 완료하겠다"면서 Non-GMO 원료 확보에 소요될 추가 비용을 23억원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풀무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두부와 콩나물 원료인 콩은 물론 전분당과 옥수수기름도 Non-GMO를 사용해왔다"면서 "그동안 콩과 콩가공 제품에 대한 GMO 검사를 위해 연간 4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정기 수거 분석을 매월 실시해왔다"고 이번 선언이 '1회성' 발표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풀무원은 지난 2000년 8월에 콩에 대한 Non-GMO를 선언한 바 있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풀무원 임원들. 왼쪽부터 김경남 생산본부장(부사장), 여익현 식문화연구원장(부사장), 이효율 마케팅본부장(부사장).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풀무원 임원들. 왼쪽부터 김경남 생산본부장(부사장), 여익현 식문화연구원장(부사장), 이효율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이정환

업계 미칠 파장 적지 않을 듯... 기자들 세찬 질문 이어져


국내 대기업 브랜드 식용유 대부분이 GMO 콩을 원료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풀무원의 이날 발표가 앞으로 업계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 5월 국내 옥수수 수입 원료 대부분을 공급하는 한국전분당협회의 결정으로 GMO 옥수수 통관이 허용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소비자, 농민, 시민단체 등과 업계의 긴장 또한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듯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Non-GMO 선언의 현실성과 그 배경을 따져 묻는 기자들의 질문들이 세차게 이어졌다. 기자들은 Non-GMO 원료 확보의 구체적인 방안과 그로 인한 가격 상승 여부는 물론 선언 자체의 '저의' 또한 따져 물었다.


원료 확보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Non-GMO 선언을 발표한 여익현 부사장(공학박사·식문화연구원장)은 "현재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Non-GMO 원료가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 양을 공급할 수 있는 공급처는 확보한 상태"라면서 "그에 못지 않게 비의도적 혼입을 막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데, 이미 '구분 유통망'을 갖췄으며 그 결과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on-GMO 선언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효율 마케팅 본부장(부사장)이 답변자로 나섰다. 이 본부장은 "소비자들에게 가격 상승 요인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Non-GMO 표시를 해야 하는데, 현 표시 제도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딜레마"라면서 "원가 상승 요인을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한다는 것이 현 기본 방향"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3월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GMO 옥수수 수입반대' 기자회견
지난 3월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GMO 옥수수 수입반대' 기자회견 장윤선

"고객들이 회사에 원하는 바 따른 것 뿐"

한 일간지 기자는 "GMO 유해성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 선언 의미가 잘 이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자칫 다른 GMO 원료 사용업체를 호도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Non-GMO 선언'의 의도를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익현 부사장은 "GMO 이슈는 식품 안전성 논란 뿐 아니라 실제로 환경 문제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만큼 중요한 문제고 불안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만큼, 그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 식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선언"이라고 답변했다.

설호정 홍보담당 상무는 "경쟁사와의 관계도 있고 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고객들의 힘으로 나온 선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설 상무는 "'GM-프리(Free)' 선언을 요청 받고 회사에서 극히 일부 쓰는 GMO 원료에 대해 동참한다는 것이 머뭇거려졌었다. 그 이후 끊임없는 항의가 들어왔고,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풀무원이 GMO 콩을 쓴다라는 식의 묘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풀무원은 'GM 옥수수 수입반대 국민연대'의 GM-프리(Free) 선언 동참 요구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바 있다.

설 상무는 "고객들로부터 많은 문제 제기를 받았는데, 그 중에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편지도 많았다"며 "이들 편지를 공개하라면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들 질문의 핵심은 풀무원이라면 공개를 하라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설 상무는 "우리 고객들이 회사에 원하는 바에 따르는 것, 이것이 이번 선언의 핵심 동기로 작용했다"면서 "이에 따라 GMO 문제에 진보적 입장을 취하는 소비자단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거쳐 선언에 이르게 됐다, 다른 의도는 없으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GMO #풀무원 #콩기름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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