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있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

'부 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 "베트남 단기외채 40억불에 불과"

등록 2008.07.17 14:08수정 2008.07.1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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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31일 100만 명의 순례 군중이 이라크 바그다드의 '무사 알 카딤' 사원을 향해 행진하고 있던 중 티그리스 강 '알 아이마' 다리에서 누군가가 군중을 향해 "다리 위에 자폭 테러범이 있다"라고 소리쳤다.
 
군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먼저 다리를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대열은 붕괴되었다. 이 사고로 무려 1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사망자 대다수는 군중에 밟혀 죽은 어린이와 노약자였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그곳에 테러범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 끔찍한 사건은 누군가가 유포한 잘못된 정보탓에 일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례를 '소문의 공포'라고 불렀다.

 

최근 들려오는 베트남 '외환위기설'이 바로 비슷한 사례다. 물론 베트남 경제에 위험 요소가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베트남에 투자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베트남에 지난 1988년 이후 무려 135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를 투자했다. 따라서 만일 베트남 경제위기가 현실이 될 경우 자산 가치 하락으로 큰 손실이 우려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언론 등에 회자되는 베트남 경제위기설은 지나치게 증폭되고 호들갑스러운 면이 있어 보인다. 특히 베트남 현지 경제인들의 말을 빌리지 않고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포장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필자와 대화하고 있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
필자와 대화하고 있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박상우
필자와 대화하고 있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 ⓒ 박상우

지난 7월 9일, 필자는 베트남 경제 문화 지도자들의 초청을 받아 베트남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베트남 국회의원이자 상공회의소 회장인 부 티엔 록 회장을 만났다. 

 

그는 우선 솔직하게 베트남에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현재 베트남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단기적 어려움의 원인은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째,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이다. 베트남은 국내총생산(GDP)보다 수출 액수가 1.5배 많은 국가이며 개방의 폭이 넓기 때문에 세계 경제 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둘째, '베트남 경제 구조의 비효율'을 들었다. 특히 비용투입 대비 생산 효과가 좋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위하여 대내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셋째, '비효과적인 신용정책'을 들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위해서 은행들이 많은 자금을 대출했는데 이것이 유동성을 증가시켜 베트남 국민의 투기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세계인들게 베트남의 투자환경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 근거로 2008년 상반기까지 베트남 직접 투자자금이 310억불에 달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것은 2007년 한해 전체 금액보다 높은 액수다.

 

우려했던 경제 성장률도 7%를 달성하여 고속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97년 당시, 태국의 외환위기는 단기 외채 문제로 촉발되었다. 그러나 베트남의 단기 외채는 40억 불에 불과한 반면 외화보유고는 200억불에 달하며 연간 100억불의 달러가 순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대화중 부 티엔록 회장은 한국은 그간 베트남 성장모델의 본보기로서 베트남 경제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는데 최근 한국 언론에 베트남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증가하고 있어 많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요즘 베트남에선 "한국 언론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라고 부추기는 것 아니냐"라는 식의 안 좋은 소문이 들린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 투자자와 기업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심각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집단화된 대중은 공포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사방이 막힌 캄캄한 공간에서 "불이야" 소리를 들었을 때 관객은 이성적 분별력을 상실한다. 그때 가서 왜 질서를 지키지 않는가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이미 그곳은 비이성이 충돌하는 혼돈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도 대중에게 공포심을 자극하는 행위를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환경에서 공포를 자극하는 행동은 집단 혼란을 자극하여 끔찍한 파국을 초래한다. 정치인, 언론처럼 대중을 이끄는 집단은 특히 더욱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와 대담을 마치고 악수하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
필자와 대담을 마치고 악수하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박상우
필자와 대담을 마치고 악수하는 부티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오른쪽) ⓒ 박상우

 

덧붙이는 글 | - 이정훈 기자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현 삼창기업㈜ 전무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울산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17 14:08ⓒ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 이정훈 기자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현 삼창기업㈜ 전무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울산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이정훈 #경제위기 #외환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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