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18일 오후 6시]
경찰 "수배자 협조를..." 조계사 "농성자 없는데?"
우문수 종로경찰서장이 조계사를 찾아 촛불집회와 관련된 수배자 연행에 대해 불교계의 협조를 요청했으나,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
우문수 서장은 18일 오후 3시께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있는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하고 총무부장 원학스님과 30분 동안 면담을 했다. 우 서장의 방문에 일부 조계사 스님들은 "왜 왔느냐"고 길을 막기도 했다.
우 청장은 면담 자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배자 7명과 관련해 "자수하는 방안과 불교계가 설득해서 자진출석하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며 "법집행기관인 경찰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여론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원학스님은 "조계사에는 농성하는 사람은 없고 가정과 국가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만 있다"며 "쇠고기와 관련해 정부가 먼저 국민안전과 건강권에 대해 원인제공을 한 만큼 국민화합과 사회안정 차원에서 정부가 먼저 선처하라"고 답했다.
이어 원학스님은 "정부가 대책회의 관계자들에 대한 불구속 수사와 신변 안전을 약속한다면 종단도 수배자들에게 정부의 뜻을 전달하겠다"며 체포영장 강제집행 반대의 뜻을 밝혔다.
결국, 우 서장은 "종단이 강제집행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한 뒤 30분 만에 자리를 떴다.
[1신 : 18일 오후 2시 15분]
경찰, 조계사 수배자 강제연행 검토했다가 연기
불교계 반발 고려한 듯... 박원석 상황실장 "연행 가능성 배제 안 해"
경찰이 조계사에서 천막 농성중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수배자들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검토했으나 불교계와 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영장 집행을 연기했다.
애초 경찰은 18일 오전 11시 수사관 20명과 전경 2개 중대를 동원해 조계사에 머물고 있는 수배자 7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18일 새벽부터 조계사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경찰은 오지 않았다.
경찰이 영장 집행을 연기한 이유는 가뜩이나 현 정부와 관계가 불편한 불교계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포불교환경연대 대표 지관 스님은 "17일 한나라당 관계자가 조계사를 찾아왔고, 경찰도 조계종 총무원에 자신들의 뜻과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이 수배자 연행을 위해 조계사의 협조를 당부한 사실을 밝혔다.
지관 스님은 "정부와 경찰도 자신들의 역할과 계획이 있듯이 우리 불교계도 마찬가지다"며 "경찰이 조계사에 들어와 수배자들을 강제 연행하려 한다면 이를 막겠다는 게 조계사와 조계종 총무원장님의 뜻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관 스님은 "안 그래도 종교 편향 때문에 비판을 받아온 정부가 섣부르게 체포 영장을 집행하겠느냐"며 "경찰도 여러 가지 부담이 있기 때문에 몇번 '액션'만 취하고 쉽게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도 "경찰과 공안당국은 조계사 경내까지 들어와 무리하게 우리를 연행해 가는 게 과연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길 바란다"며 "경찰이 억지로 연행을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경찰의 뜻에 자발적으로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상황실장은 "조계종 총무원 차원에서 경찰의 강제연행에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경찰이 총무원의 허락 없이 조계사에 난입했던 과거가 있기 때문에 강제연행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종로경찰서 정보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배자 연행 계획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계사에 있는 수배자 천막에는 경찰이 강제 연행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 시민 20여명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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