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이 소원인 새 친구가 왔다!

[나홀로 입학생]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속에 조화롭게 자란다

등록 2008.07.20 12:55수정 2008.07.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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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처음 만났을 때 시큰둥하고 울상까지 지었던 정시온양이 오마이스쿨에 함께갈 오빠(정경수: 중1) 뒤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가 이렇게 변한 것은 주변의 사랑과 관심때문이다.

처음 만났을 때 시큰둥하고 울상까지 지었던 정시온양이 오마이스쿨에 함께갈 오빠(정경수: 중1) 뒤에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가 이렇게 변한 것은 주변의 사랑과 관심때문이다. ⓒ 오문수


쌍둥이 마을로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나홀로 입학생'으로 폐교 위기에 빠진 전남 여수시 소라남분교. 시내로 전학시켜 달라고 떼쓰던 시온이 집을 찾았다.

부부가 함께 일하기 때문에 낮 시간에는 곤란할 것 같아 18일 저녁 8시 반에 시온이 집을 찾았다. 올 2월, 나홀로 입학생을 취재하기 위해 집을 방문했을 때 시큰둥해 있었고, 아빠 뒤에 숨어 울려고까지 했던 시온이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하며 반갑게 맞이 해준다.

'나홀로 입학생' 정시온, 마을의 스타 되다

3대가 동창생이며 75가구 중 35가구가 쌍둥이를 낳아서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올해 단 한 명의 입학생밖에 안 남았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을까? 시온이 얘기는 <오마이뉴스>에 기사화된 후 SBS에서 특집으로 15분간 방영되기도 했다.

덕분에 할아버지까지 유명세를 탔고 하나밖에 없는 손녀를 시골학교에 보낸다고 시온이 아버지를 야단쳤던 할아버지도 지금은 좋아하신다. 마음씨 좋은 시골 어른들 풍습 그대로 "밥은 어쨌냐?"고 물으시는 시온이 할머니의 말에 온 가정의 가풍과 시골 정취가 뭉클 느껴진다.

부모가 모두 바쁘고 서울 사정을 잘 모르는 큰 아이를 위해 시온이와 동반해 오마이스쿨에 입교할 오빠 정경수(중1)에게 물었다.

"시온이가 뉴스에 나온 후에 어떻게 변화됐지?"
"인터넷과 TV에 출연하고 나서 동네에서 유명인사가 됐어요."


전화할 때마다 고맙다고 하시던 엄마가 거들었다.

"전에는 언니들이 불러야 가고 지역아동센타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도 잘 나가지 않던 애가 지금은 먼저 가고 언니들을 보면 먼저 다가가요. 남들과 잘 어울리고 성격이 밝아졌어요. 친구 한 명 보내달라고 소원을 말하던 시온이의 꿈이 이뤄졌어요. 6월에 친구가, 그것도 여학생 친구가 부산에서 전학왔어요."


울상 사라진 아이, 모든 게 관심 때문

세 번째 만남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울상이라 할 수 없이 엄마의 힘을 빌려 기사에 올렸던 시온이. 오늘은 싱글벙글하며 내 옆에 착 달라붙어 수첩을 들여다보고 카메라까지 만진다. 시온이에게 물었다.

"인터넷하고 TV에 네 얼굴이 나와서 어땠어?"
"좋았어요."
"얼마나?"
"많이."
"선생님들도 잘해줬어요."

오마이스쿨 더불어 입학식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탤런트 한혜진과 박상원 사진을 보면서 "두 연예인을 만나면 사인 받을 거냐?"고 물었다.

"한혜진은 보고 싶고 박상원은 안 보고 싶어요."
"한혜진은  어디가 예뻐서? 그리고 박상원은 남자고 한혜진은 여자잖아?"
"한혜진은 귀여워요."
"귀여워? 어디가?"
"눈이 예뻐요."

아이다운 순수함이다. 오빠는 강화도를 처음 방문하는 데다가 역사책에서 배운 강화도를 둘러본다는 데 들떠 있고 두 스타들에게서 사인을 받아 친구들한테 자랑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시온이 작은 오빠도 가고 싶어 안달이다. 시온이 아빠는 "제가 경비를 대고 이런 좋은 프로그램에 딸려 보내면 안될까요?"라고 말했다.

친구도 없이 혼자 다니는 게 싫어 시내로 전학 시켜 달라고 조르는 게 가슴 아팠다는 시온이 아버지는 "지금은 잘 적응하며 성격도 밝아지고 자신감까지 생겨서 좋아요. 시온이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주위의 관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주위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밑거름이다. 커서 의사 선생님이 되어 할아버지 할머니랑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는 시온이의 꿈이 이루어지길 빈다.  


#정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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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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