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게 될 수승대에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들이 설치돼 있다.
성하훈
20회 거창국제연극제가 25일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일원에서 개막해 8월 12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20년, 그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번 행사는 '순간의 자유, 몰입'을 주제로 10개국 47개팀이 참가해 192회의 공연을 선보이게 된다. 연극제에 걸맞게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펼쳐진다. 정극과 뮤지컬, 무용극, 음악극, 마당극 등 여러 장르의 연극이 수승대의 야외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거창연극제 조직위의 홍보관계자는 올해 주제에 대해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통해 얻는 순간적 자유를 연극에 몰입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형 뮤지컬에서 소극장 연극까지 다양한 장르 그리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준비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만족할 만한 연극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작품이 질이 해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수승대를 찾는 피서객들이 질 높은 연극을 통해 수준 높은 휴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15일 찾은 초여름 수승대의 물결은 뜨거운 햇빛만큼이나 반짝였다. 덕유산 자락에서 발원해 월성계곡을 거쳐 흘러드는 맑은 물과 계곡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 줄 정도였다. 금방이라도 첨벙 뛰어들고 마음을 꾹 참아야 할 만큼 물가의 유혹은 강렬했다.
그림처럼 펼쳐진 큼지막한 은행나무와 고즈넉한 고풍스런 서원, 그 옆으로 아기자기 꾸며지는 야외극장이 물가를 찾은 관객들과 배우들로 가득 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휴양과 문화의 결합은 거창국제연극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수십 개의 연극제 행사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참여하는, 규모가 제일 큰 연극제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극제는 국내 각 도시마다 대부분 하나씩 있는 갖고 있을 만큼 보편화된 문화행사 중 하나다. 극장 두세 개 준비해서 수준 높은 극단 초청하면 수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각 자치단체들이 문화행사를 만들 때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거창국제연극제의 경쟁력은 개최시기가 휴가기간과 겹치는 부분이다. 그래서 휴가의 개념을 바꾸어 놓은 행사로도 불려진다. 자칫 밋밋해 질 수 있는 휴가에 연극을 포함시켜 문화적 감상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나날 저녁시간 잠시 짬을 내 보는 연극이 아닌, 느긋하게 쉬면서 즐기는 연극은 그 맛을 몇 배로 더 느끼게 해 준다.
연극과 휴양의 결합, 휴가의 개념을 바꿔 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