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장의 함정

[주장] 일본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거부할 명분 없어져

등록 2008.07.22 10:36수정 2008.07.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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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고유의 영토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일본의 영토라 주장하는 데 분노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으랴! 다만 이 때를 틈타 정치 현안으로 인해 발생한 위기를 모면하려하는 얄팍한 정치인들의 술책에 상당수 네티즌이 부화뇌동하는 듯 해 글을 남긴다.

한나라당 허태열, 정갑윤 의원 등 5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대마도는 한국땅"이라며 일본에 즉각적인 반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한다. 그 근거로 정갑윤 의원은 "지난 1949년에 이승만 대통령이 대마도의 반환촉구를 천명했고,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초안 작성과정에서도 한국이 대마도의 반환을 미국 측에 요구한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대마도는 지리적으로 일본보다 한국에 가깝고, 대마도 혈통조사를 보면 한국인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꽤 그럴 듯하다. 아니, 정말 대마도가 대한민국 땅 같다. 자, 이제 국민 모두가 뜻을 모아 대마도가 대한민국 땅이라 주장하면 우리 땅이 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백번이라도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그 대응이 오히려 일본에 역이용 당해 독도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면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내가 일본 정치인이라면 이런 책략을 세울 것이다. 첫째, ‘대마도’가 대한민국 땅이란 우리의 외침을 전 세계에 선전한다. “오히려 고맙다고? 천만에!” 둘째,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두게 될 때 이렇게 공표한다. “좋다. 대마도가 대한민국 땅인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보자.  더불어 다케시마가 일본 땅인지도 제소해보자.”

물론 우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언지하에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보기엔 어떨까?

“일본은 자신들 땅을 걸고 국제사회에 공정한 심사를 요구했는데 한국은 그렇게 못하겠다하네! 아무래도 독도가 다케시마란 일본의 주장이 맞는 거 같은데!”

일본이 대마도와 독도를 걸고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보자고 국제사회에 선전하게 되면 우린 현재와 같이 제소 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기 어려워진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에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에 말이다.


과연 일본이 대마도를 걸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있다. 아니, 한다. 왜냐하면 실효지배 100년이면 승리가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대마도는 1870년대부터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반면 독도는 길게 잡아 60년이다. 자, 당신이 일본 정치인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거부할수록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하는 함정, 그것이 바로 대마도가 한국 땅이란 주장이 갖는 한계다. 그 결과 일본은 손 안대고 코 푼 격이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까짓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승부를 보자고?” 그렇다면 왜 우린 지금까지 혈압을 높여가면서 일본의 억지 요구를 거부해 왔는가?


일본은 치밀하다. 그리고 끈질기다. 그렇기에 조선을 식민지배할 수 있었고, 섬들을 자국 영토로 넣기 위해 여러 국가와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린 감정적이다. 빠르게 끓었다가 머잖아 식는다. 정치인들은 이 점을 교묘히 활용하여 정치판에 하나의 패로 묵혀둔다. 그러다 오늘날처럼 일이 터지면 너도나도 원론적인 대책만을 쏟아냈다가 국민의 열기가 식으면 관심 뚝 끊기를 반복한다. 어찌 오늘날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되풀이 되지 않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저 일본의 야욕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통령과 여당이 실정을 하니 국민이 똘똘 뭉친다. 이를 그대로 대입해 보자. 일본이 북방4개 섬으로 러시아와, 센카쿠열도로 중국·대만과, 독도로 대한민국과 대립한다. 러시아, 중국, 대만에 일본은 악이다. 우리 정부는 이 기회를 현재 소원한 러시아, 중국, 대만과의 관계 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대통령과 여당이 위기에 처하자 김영삼, 전두환을 만나 국민으로 하여금 쓰라린 기억을 되살리게 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대입해보자. 과거 일본 제국은 수많은 국가에 고통을 주었다. 저 거대한 미국마저 치명타를 입혔을 정도니 말 다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한 건 1905년. 우리 정부는 을사조약으로 사실상 식민지배 상태였음을 집중 부각시켜 전 세계인의 감정에 호소한다. 세계인으로 하여금 전쟁의 (아픈)추억이 떠오르게 함으로써 ‘독도’=‘전쟁의 상흔’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색깔론으로 이미지를 덧씌우는 건 잘하면서 왜 이런 일엔 머릴 못 굴리는지 모르겠다.

더 근본적으론 일본 국민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우리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장기를 불태우고,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펼치고,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피켓 들고 시위한대봐야 부정적 이미지를 연출할 뿐이지만, 문화라면 그렇지 않다. 마침 한류로 한국 문화에 거부감이 덜한 상태기에 시기도 적절하다. 정부는 일제시대 관련 영화, 드라마, 문학(소설) 등 각종 문화 콘텐츠 기획·제작·번역을 지원한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시장이 알아서 기능을 할 것이고 일본 국민은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된다.

“다 필요 없다. 일본 상품 불매하고, 촛불 시위하고, 일장기 불태우자?” 다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조중동 및 광고 게재 회사 불매운동 펼치니까 조중동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하던가? 촛불 시위하니까 정부와 언론(조중동)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을 바로 잡던가? 물론 개인적으로 국민의 불매운동과 촛불 시위를 지지한다. 하지만 보다시피 받아들이는 상대는 더 강하게 맞부딪치지 결코 고개 숙이지 않는다.  뿌리째 뽑기엔 너무깊고 강하다.

하물며 일본은 타국이다.  저들의 반응은 우리 정부나 조중동 못잖을 것이다. 저들의 힘은 우리의 그것보다 강력하다. 그렇기에 대응책을 달리해야 한다. 우리가 보았듯 정부는 자국의 이익이란 명분으로 진실을 외면하기도 하지만 국민은 결코 이익을 위해 진실을 팔지 않는다. 우리가 그랬듯 일본 국민 또한 진실을 알게 될 때 결코 외면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을 믿고 진실을 알리는 데 힘을 모으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지속적으로 진실을 알리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 오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걸 우린 이미 알고 있잖은가!
#대마도 #독도 #다케시마 #한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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