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이문동에는 이와 같은 반지하 주택이 많다.
편은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반지하 주택가를 1시간여 돌아다니다가 주민들의 소개로 10년 넘게 반지하에서 살다가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살던 건물의 주인이 됐다는 나인순씨를 만나 이야를 들을 수 있었다. 3층짜리 단독주택의 반지하에는 현재 나인순씨의 아들이 살고, 2층에는 나인순씨 부부가 살고 있다.
힘들게 돈 모아 반지하 건물 주인이 됐지만...나인순씨는 비가 많이 오는데도 근심스런 얼굴로 집 앞에 나와 있었다.
- 비가 엄청 내리고 있는데 왜 나와 계시네요?"뒷집에서 밤껍질을 버려서 하수구가 막혔나봐. 우리 아저씨가 밤껍질이며, 낙엽들 거둬 내느라 고생했지. 오늘 같이 비오는 날에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차서 큰일나거든."
- 비 오는 날이면 항상 이렇게 문제가 생기나요?"다른 날은 괜찮은데 비오면 힘들지. 특히 하수구가 막혀 버리면 집이 아예 잠겨 버리니까.
거기다가 비 오면 습기가 차서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곰팡이 냄새가 진동해서 집에 발을 들일 수조차 없어. 커튼도 새까맣게 되고. 커튼이나 남자 양복같은 것은 빨기도 힘들 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