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의 새벽시장수북하게 쌓인 가지와 고추 앞에서 비옷을 입고 비닐 봉지를 손에 잡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이 ...
윤병하
그래도 용기를 내서 나선 연변 새벽시장. 빗줄기가 가늘어질 즈음 시장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이곳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붐빈다. 오늘은 막내 녀석이 따라나서겠다고 앞장을 서더니 익숙한 걸음으로 즉석 먹거리 코너로 향한다.
커다란 불판 위에서 오감을 후비고 들어온 냄새에 발걸음은 이미 요지부동이다. 젊은이가 들어도 힘이 부친 듯, 전을 뒤집는 막대기가 버드나무처럼 휘청거리더니 노란 속살을 드러낸다. 막내 녀석의 눈치를 살피며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목구멍에서는 저절로 침이 솟아오르고 마음은 이미 지갑을 만지작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