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사무국에서 지방의회 의장 지명

울산 동구, 파행 겪다 국회의원 사과로 수습..."지방의회 근간 흔드는 일"

등록 2008.07.29 17:58수정 2008.07.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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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문옥 동구의원(민주노동당·왼쪽) 노옥희 추진위원(진보신당·왼쪽 두번째) 등이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문옥 동구의원(민주노동당·왼쪽) 노옥희 추진위원(진보신당·왼쪽 두번째) 등이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박석철

박문옥 동구의원(민주노동당·왼쪽) 노옥희 추진위원(진보신당·왼쪽 두번째) 등이 29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박석철

지난 2일 선출된 울산시 동구의회 의장은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 사무국에서 결정해 그대로 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구의회는 한나라당 5명, 진보신당 2명, 민주노동당 1명 등 모두 8명의 의원이 있으며 3명의 비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의 꼭두각시 노릇을 한다"며 의장단 선거에 불참하는 한편 지난 10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정례회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의회 진보신당 서영택 박대용 의원과 노옥희 추진위원, 민주노동당 박문옥 의원과 김종훈 울산동구위원장은 29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은 "하지만 지난 25일 안효대 의원이 동구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의회를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에 따르면 지난 2일 동구의회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안효대 국회의원 사무국 관계자 8명이 모여 의장을 결정한 후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통보했고, 2일 의장단 선출에서 그대로 선출됐다는 것.

 

이에 따라 비 한나라당 3명의 의원들은 그동안 "지역 국회의원 조직책과 자문위원의 밀실야합으로 지명돼 선출된 의장단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안효대 의원은 사과하라"며 등원을 거부해 왔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사태가 악화되자 안효대 국회의원은 25일 동구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사무국장과 몇몇 인사가 모여 지명해 선출한 의장단 선거와 관련 '나는 당시 국회 등원으로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의장단도 28일 지역주민에게 사과하고 의회 운영을 성실히 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동구의회 박학천 의장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0일부터 시작돼야 할 제1차 정례회가 회기결정조차 하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한 것에 대해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이유에서든 1차적으로는 현 의장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비롯된 이번 사태는 지방자치제도가 지난 1991년에 부활돼 17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지방기초의회가 성숙되지 못했다는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진보신당 박대용 동구의원은 "국회의원 사무국에서 의원 당사자들 의견을 배제한 채 의장단을 지명해 지방의회의 자주·민주·독립성을 훼손했다"며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의 꼭두각시가 되는 이번 사태는 지방의회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8일 의장의 사과발표 내용이 본질을 알리는 데 미흡한 점이 있어 오늘(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모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동구의회 의장단 선출 파행을 두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연합해 공동대응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진보적 가치에 대한 부분에서는 두 당이 공동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29 17:58ⓒ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동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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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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