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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대표하는 전통 간식 중 하나가 옥수수 입니다. 옥수수는 지금이 수확시기랍니다. 이쯤 되면 산에도 먹을 것이 많아서 산 속 짐승들도 인가까지 내려오지 않고 산에서 식량을 해결하는데 사람이나 짐승이나 옥수수 맛있는 것은 모두 아는 모양입니다.
산 가까이 심은 옥수수 밭에 고라니나 멧돼지의 피해가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피해가 30% 정도에 이르게 되니 옥수수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농가에게는 큰 피해가 됩니다.
귀농해서 유기농으로 옥수수를 정읍 칠보에서 짓고 있는 임정근 농부는 올해 약 1000평이 넘는 땅에 종자 값도 비싼 대학찰옥수수 구입해 심었습니다. 예상 수확량은 2만 자루 정도입니다. 그런데 고라니가 한 잎씩 먹어 버려 판매가 불가능한 것이 30% 정도라 합니다. 옥수수 3개 중 한 개 정도가 피해를 입어 남은 수량은 1만3000자루 정도라고 합니다. 30%가 넘는 피해입니다.
고라니는 인간처럼 저축을 하지는 않기에 옥수수를 대량을 가져 가지는 않지만 많은 개체 수가 살고 있고 하나를 모두 먹는 것이 아니라 몇 번 먹고 나서 다른 것을 먹어버리니 그 피해가 심합니다. 유기농 옥수수 밭에는 여기 저기 고라니의 흔적과 피해를 입은 옥수수가 즐비합니다.
물론 숲은 인간과 야생이 공존하는 공간이고 밭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야생동물의 오래된 터전이기도 합니다. 옛말에 콩세알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날짐승이 먹을 것 하나 땅 속 벌레가 먹을 것 하나 그리고 사람이 먹을 것 하나를 생각해서 콩을 심을 때는 세 알을 심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았던 것이지요. 그래도 새와 벌레들이 모두 먹어 버리면 원망을 하기는 하셨을 것입니다. 멧돼지들은 나무째 넘어뜨려 옥수수를 먹습니다. 짐승들도 큰 것 작은 것을 잘 알아서 잘 여문 것들만 골라서 먹습니다.
자연 생태계가 복원되어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회적인 약자이며 가난한 농부들만 야생동물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으니 이것은 또 뭐라고 해야 할까요?자연에 가장 가까운 농사인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에 옥수수를 고라니가 좋아하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만 피해가 넓어지니 처음 품은 자연에 대한 마음도 수그러집니다.
고라니 피해보다 더 힘든 것은 판로가 없는 것
설상가상으로 옥수수 3그루 중 한 그루는 고라니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줄어 울상인데 그나마 멀쩡한 옥수수는 판매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고라니가 먹은 것은 고라니와 전쟁을 치르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멀쩡한 옥수수라도 빨리 판로를 찾아 판매를 해야 하는데 한번에 유기농 옥수수 1만3천 자루를 판매할 마땅한 판매처가 없어 힘들다고 합니다.
화학비료 농약 한 번 주지 않고 키웠기에 고라니도 너무 좋아하는 옥수수이지만 일반 재배 옥수수보다는 가격이 비싸다 보니 수요가 마땅치 않은 것이지요. 그렇다고 다 익은 옥수수를 계속해서 밭에 두면 고라니의 피해는 점점 늘어 가구요.
결국은 고라니가 먹기 전에 사람이 먹는 방법 밖엔 없는데 판매할 곳이 없으니 수확을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피해량이 늘어나니 오늘 내일 사이에 모두 수확을 해야 합니다.
환경과 자연을 생각해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 선량한 농부의 유기농 대학찰 옥수수 입니다. 인간과 고라니의 공존을 위해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많은 주문 부탁 드립니다. 주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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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좋아하는 고라니를 탓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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