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옥희씨가 수차례 청와대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통화대상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씨와 청와대의 통화가 집중된 시기가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되기 전이어서 김씨가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의 비례대표 공천을 위해 청와대에 '집중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씨가 사기행각을 벌이는 시기에 청와대와 통화한 기록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김씨가 청와대와 통화한 내역과 관련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11일 "김씨가 청와대와 통화한 일이 있는지는 현재 조사 중에 있다"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가 구체적으로 청와대 어디와 통화했는지 등은 언급할 수 없다"며 "현재 그런 것 등을 전부 포함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김옥희의 로비대상이었나?
특히 김씨가 대통령부인 김윤옥씨의 사촌언니라는 점에서 김씨가 대통령부인과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는 제2부속실쪽 인사와 통화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통화대상과 내용에 따라 대한노인회·한나라당뿐만 아니라 청와대까지 김씨의 주요 로비대상이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돈을 전달한 브로커인 인테리어업자 김태환씨의 변호를 맡은 홍지욱 변호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김태환씨가 '김옥희씨가 공천 명목으로 받은 30억원의 용도에 대해 청와대·한나라당·노인회에 각각 10억씩 들어간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2부속실이 전화를 받았는지 어떤 내용의 통화였는지는 현재 검찰수사중이므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씨와 청와대의 통화가 공천발표 전에 집중됐다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왜 바로 내사에 들어가지 않았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김옥희씨 공천뇌물 수수사건과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내사에 착수한 시점은 5월말∼6월 초다. 그리고 한달 반 정도의 내사를 마친 뒤 '사기사건'으로 결론을 내리고 지난 7월 중순께 사건을 검찰이 넘겼다.
'사기'든 '공천로비'든 왜 청와대는 김씨가 청와대 쪽과 접촉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내사에 나섰는지 의문이다. 결국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프로그램'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반환금 4억9000만원, 대부분 개인용도로 사용 확인"
또한 검찰은 최종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8000여만원도 대부분 김옥희씨와 그의 가족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김종원 이사장에게 반환하지 않은 돈의 최종 사용처가 대부분 확인됐다"며 "추가로 확인된 부분도 김씨와 그의 가족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이 최종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씨가 김종원 이사장에게 돌려주지 않은 4억9000만원은 오피스텔 보증금, 손자 외제차 구입, 외환선물 투자, 아들 채무 변제, 며느리 아파트 보증금 등으로 사용됐다.
한편 검찰은 어제(10일) 김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30억여원의 출처, 공천청탁 과정 등을 조사했다. 김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나는 김옥희씨와 브로커에 속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미 사기사건 피해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김 이사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어제 자진출두해 조사한 뒤 내보냈다"며 "김 이사장의 사법처리를 언제 할 지는 확정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는 20일 안에 기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해 김 이사장에게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2008.08.11 15:19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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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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