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꽃길가 화단에 핀 참나리꽃
이인옥
그리고는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능소화 곁으로 다가갔다. 오늘 따라 파란 하늘이 능소화를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얕게 걸쳐 있는 하늘을 향해 능소화의 뛰어난 미모를 담았다.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그런대로 능소화의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었다. 능소화는 오랫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여름을 보낸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나 뭔가 모를 귀티가 난다.
주변을 둘러보다 이웃집 화단에 핀 참나리꽃의 유혹을 받았다. 그 유혹에 풍덩 빠져버린 나, 그 꽃을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옆으로 찍고, 세워서 찍고 한참을 그렇게 실경이 하다 보니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땀을 훔치며 밖으로 나오려는데 튼실하게 생긴 토종닭이 살금살금 눈치를 보며 걸어간다.
"어, 너 잘 만났다. 건강한 네 모습을 찍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이리 찾아와 주니 고맙기도 하지."혼자 말로 중얼거리며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달음박질로 도망친다. 깜짝 놀라 무작정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흔들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상황, 도망친 닭이 오늘따라 야속하기만 하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