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왕징에 있는 '평양 옥류관'. 북한 식당으로 널리 알려져 많은 한국사람들이 찾는 식당이다.
김대오
우리가 베이징 왕징에 있는 '평양 옥류관'을 찾은 시각은 14일 저녁 7시 50분경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에 들어오는 풍경보다 귀에 낯익은 노래 '휘파람'이 들려왔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안내원이 몇 명이 왔냐고 물은 후 자리로 안내했다.
주문을 하면서 안내원의 이름을 물었더니 "현아"라고 짧게 대답했다. 성(姓)은 '홍'씨. 나이를 물었던 쉽게 대답했다. 스무살이란다. 바로 "내일(15일)이 어떤 날인지 아느냐?"라고 했더니, 곧이어 나온 대답은 "조국이 해방된 날이 아닙네까?"라고 반문한다.
현아씨는 평양에서 베이징에 온 지 반 년이 지났고, 2년 뒤에 돌아간다고 했다. 말문이 터진 김에 몇 가지 더 질문했다.
올림픽을 맞아 손님이 늘었는지 궁금했다. 현아씨는 하루에 대략 400∼500여 명이 찾으며, 크게 늘지는 않고 꾸준히 손님이 찾아온다고 한다. 덧붙여 옥류관에 대한 규모를 자랑(?)해준다. 300석 규모로 1층은 공연을 볼 수 있는 개별 자리 위주이고, 2층은 단체 손님이 앉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9일째인 이날까지 '올림픽 경기를 관람했느냐'고 물었더니 "못 가봤다"면서 "며칠 전에 (직원) 몇 명이 톈진에서 열리는 여자 축구경기에 응원하러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북측 대표팀도 옥류관에 찾아왔냐'고 했더니, "아직까지 오지 않았으며, 찾아올 계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끔 웃음짓기도 했지만, 서울말을 쓰는 우리를 향한 경계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앞서 이야기를 나눈 다른 종업원과 다시 이야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은 했지만, 남측과 관련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답하기를 꺼려했다. 추가로 음식이 나왔다. 마침 들려오는 노래가 '우리는 하나'였다. 이때다 싶어 8·15 광복절을 맞아 남측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