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선원면 작업실에 선 도예가 김지원씨
최진섭
- 언제부터 도자기 수업을 맡으셨죠?
"강화에서는 재작년부터 도자기 수업을 했는데, 작년에는 선원면의 더리미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었죠. 전국적으로 경로당에서 제대로 된 도자기 전시회를 연 곳은 강화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노인들이 도자기를 만들면 어떤 점이 좋나요?"흙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우울증과 치매의 치료효과가 있어요. 흙을 붙였다 떼었다 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심리치료를 하는 효능이 있죠."
- 인상적인 작품이 있었다면?"유골함이요. 칠순이 갓 지난 분이 유골함을 공들여 만든 다음에 '내가 죽은 다음에 내 뼈를 여기다 갈아서 넣어두면 아들 딸이 어떻게 생각할래나' 하고 물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이 분이 도자기를 만들면서 죽음에 대한 준비를 진지하게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죠. 단지 즐기면서 노는 것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서는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 자화상 속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어느 분은 자화상을 다듬다가, 우리 엄마는 내 오장육부를 다 만들었는데 나는 내 얼굴도 하나 제대로 못 만드나 하는 얘기를 하셨는데, 아마도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이 난 것이겠죠. 자화상 수업 시간은 자신과 가족의 삶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해요."
- 언제 보람을 많이 느끼나요?"내 평생에 이런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은 처음이다, 이런 전시회를 열게 될 줄이야 하면서 감격해 하는 분들을 볼 때 도예가로서의 큰 보람을 느껴요."
-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나이 들어 몸이나 마음이 약해진 노인분들이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한다는 것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서는 것이라 여겨져요. 수업의 결과물로 작품을 남기고 전시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 여기고 자신감, 행복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 실버 전시회를 통해서 작품을 낸 어르신들의 가족들 뿐만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노년기의 삶과 행복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오마이스쿨에서 전시회를 열면 더 많은 관람객이 올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10년 전에는 채식과 마라톤, 지금은 달마와 곤충이 핵심 단어. 2006년에 <뼈로 누운 신화>라는 시집을 자비로 펴냈는데, 10년 후에 또 한 권의 시집을 펴낼만한 꿈이 남아있기 바란다. 자비로라도.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