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의 육수는 맹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맛객
그곳의 주방장출신답게 <봉피양>의 냉면역시 고기육수가 주 베이스다. 하지만 우래옥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래옥이 진하고 묵직하다면 봉피양은 보다 맑고 깔끔하다. 평양냉면의 국수물맛을 두고서 흔히 하는 얘기로 밍밍하다는 표현을 쓴다.
평양에서는 맑은 물과 같이 깨끗하기 때문에 ‘맹물’이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다. 실제 옥류관의 냉면을 보면 맹물이라는 별명이 실감날 정도이다. 육수에 잠긴 국수가 바닥까지 보인다. 바로 그 맛과 느낌에 딱 들어맞는 게 바로 봉피양의 육수다. 육수의 색상을 보면 맹물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평양냉면 육수는 소고기가 아니다평양냉면이 이름난 데에는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수감, 국수물, 꾸미와 고명, 양념, 국수 담는 그릇과 국수말기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 특히 중요한 게 메밀로 만든 국수와 국수물이다. 평양냉면의 주되는 재료는 메밀이다.
메밀은 사람 몸에 좋은 성분이 있어 예로부터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이 메밀로 만든 국수오리는 지나치게 질기지 않고 먹기에 맞춤하다. 최근에는 툭툭 끊기는 것에 집착하는 나머지 100프로메밀로 만든 순면을 즐기는 층도 생겨났다.
다음으로 국수를 마는 국물맛이 특별한데 있다. 보통 김치국물이나 고기국물에 말았다. 냉면매니아들 사이에서 정통평양냉면의 국수물은 고기국물이냐? 동치미국물이냐? 말도 많지만 둘 다 정답이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는 동치미국물에 말았다. 음식궁합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무는 메밀과 궁합이 잘 맞는다. 남한에서는 둘을 혼합해 쓰기도 한다.
그런데 평양냉면 육수는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부분이 있다. 때문에 고기국물은 정통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다. 뭔 말인가? 그동안은 보통 양짓살이나 사태로 육수를 낸다고 알려져 왔다. 때문에 메뉴에 소 수육이 있으면 냉면육수를 직접 뽑는 집이라는 인식도 퍼져있다. 하지만 정통적으로 따지면 평양냉면의 국물은 소고기를 끓인 것이 아니다.
소뼈와 힘줄, 허파, 지라, 콩팥, 천엽등을 푹 고와 만든 것이다. 소 내장으로 만든 우리네 곰탕과 비슷한 셈이다. 육수에 뜬 기름과 거품찌꺼기를 제거한 다음 소금과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 뚜껑을 열어놓은 채로 더 끓여서 간장냄새를 날려 서늘한 곳에서 식힌 게 평양냉면의 육수인 것이다.
하지만 이름난 냉면명가들이 실제 그런 식으로 만들진 않는다. 대부분 고기와 채소를 끓여서 만든다. 봉피양도 고기를 쓰는 건 확실하다. 다만 내장도 들어가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한가지 분명한 건 평양냉면을 즐길만한 집이 늘어서 기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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