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3번출구 인천·안산·수원 방향 버스정류장강남역 3번출구 인천·안산·수원 방향 버스정류장에는 평일 퇴근시간이면 인천방향(9100, 9200, 9300), 수원방향(3000, 3001, 3003, 3007), 안산방향(3100, 700) 노선을 기다리는 줄이 각각 형성되어 줄마다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 있다. 이러한 지옥같은 퇴근길을 피하고자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준혁
[버스파] "대중교통 우대 당연... 화물차 보완대책은 필요" 반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경부고속도로의 평일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해 더욱 확대할 것을 원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다수의 시민들은 "대중교통이 모든 목적지까지 직접 못 닿는 상황에서, 목적지 인근 주요 거점이라도 빠르게 이동해야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입장이었다.
오산시 운암지구에서 서울 강남 직장으로 5300번 시외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이아무개(33)씨는 "대중교통 우대는 당연하다"라면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왜 전용차로가 부작용이 있다고 말하는지 의문이다, 교통정체·고유가 등을 감안하면, 당연히 대중교통을 우대해야 한다, 화물차에 대한 대책 정도만 보완해주면 된다"라고 말했다.
용인시 동백지구에서 서울 도심의 직장으로 5000번 직행좌석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정 아무개(37)씨는 "본래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는 입석 승객을 받으면 안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출·퇴근 시각에는 강남 방향이건 도심 방향이건 직행좌석버스마다, 입석 승객을 포함 한 대에 보통 60명 정도 타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는 "버스 1대에 60명이 타고 가면 자가용 60대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나마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선제 실시로, 버스로 출퇴근하는 것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정책 설정은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 "지선버스로 승객 모아 광역버스에 태우자"
이처럼 심각한 논란이 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의 평일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공공교통을 우대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문제가 있으면 보완을 해야지 축소·폐지 등으로 제도의 근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버스전용차로제는 대중교통 우대 원칙을 보여주는 측면에서라도 반드시 유지·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하면 수송력이 높은 차량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도로 전체의 수송력이 높아지게 된다, 문제는 일반차로의 속도가 떨어져서 수송력 증대를 상쇄시키거나 심지어 도로 전체 기준의 수송력을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경우인데 이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표했다.
이와 함께 "버스전용차로제로 일반차로의 차량 속도가 무조건 늦어진다고 보는 것은 교통시스템 특성을 무시한 주장이다"며 "교통시스템은, 입력에 따라 출력이 나오는 불변의 시스템이 아닌 입력의 변화가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특수한 성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현재처럼 일반차로가 막히면 자가용 이용자들은 점차 공공교통으로 이동할 것이고, 이로써 일반차로는 속도 급저하를 극복해 효율적 버스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현재 논란에 대해 "시행 초기의 문제점을 과대포장한 일부 언론에 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전문가는 "일부 언론이 주변 정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적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논란을 지나치게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작용의 근거로 드는 것이 '버스승객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방학·휴가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기간에 승객이 늘어났다는 것이 효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판교·광교·동탄2·병점·세교 등이 개발되는 상황에서 강제로라도 자가용 이용을 줄이지 않으면 경부고속도로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택시 및 생계형 영업용 차량에 대한 보완은 필요하지만 버스전용차로제 축소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