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사회연대 홍수열 팀장.
안홍기
김 "어디서 음식물 쓰레기가 제일 많이 나오나. 식당 아닌가."
홍 "가정이다. 전체 60% 이상이 가정에서 나온다."
김 "정말인가? 나는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이 "나는 군대인 줄 알았다"). 쓰레기 줄이려고 식판 쓰고 부페식으로 하는 집 봤다. 우리 집에서 그렇게 하면 가족에게 원성 듣는다. 식탁문화를 바꿔야 한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음식쓰레기 주범이라고 하니 억울해 죽겠다."
홍 : 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냉장고다. 냉장고 곳곳에 보관했다 나중에 고스란히 버린다.
김 "냉동실에 음식을 많이 넣는 것은 맛있게 먹기 위해서다. 건어물 같은 경우도 상온에서 보관하면 나쁜 냄새가 난다. 냉동실에 넣으면 그렇지 않다. 반찬 양을 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부실하게 1식3찬을 할 수 있나."
홍 "문화와 습관, 둘 다 부딪힌다. 냉장고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쓰는 가정도 있다. 먼저 산 것을 뒤에 둬서 버리는 음식 없도록 하기도 하고. 집에서 지렁이를 기르기도 한다."
김 "실천이 너무 어려우면 주부들은 안할 것 같다. '이게 뭐야'라고."
이 "강요는 반대한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홍 "쓰레기 줄이는 법 알려달라는 것은 돈 버는 법 알려달라는 것과 같다. 자기 생활방식을 파악하면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 실천이다."
김 "주부들에게 너무 피해의식을 느끼게 하지 말라. 동기유발을 주면 알아서 할 것이다."
[1회용품] 1회용 면도기 1년 쓸 수 있는 까닭이 "1회용품 사용은 생각과 습관 문제다. 편리를 포기할 수 있나, 귀찮음 이겨낼 수 있나 하는 것이다. 나는 1회용 면도기를 알루미늄 쿠킹 호일에 갈아서 1년 쓴다. 문제없다. 카페 회원들에게 페트병 재활용법 물었더니 약 30가지가 나오더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김 "건강 문제를 강조하는 게 좋다. 아이에게 안 좋다고 생각한 뒤부터 1회용품 안쓴다."
이 "1회용품 가격 올리자. 대신 품질도 올리자."
홍 "1회용품은 안 쓰는 게 좋다. 유해성(건강) 부분은 정부가 나서서 크게 떠들 수 없다. 종이컵의 경우 유해 성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환경기준·인체유해기준에 밑돈다. 성분이 있다고 만들지 마라 할 순 없다. 사발면 같은 경우도 플라스틱이 나쁘니 종이로 바꾸자고 하는데, 코팅한 종이가 꼭 플라스틱보다 좋다고 할 수 없다. 종이가 플라스틱보다 친환경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환상이다. 안쓰고 적게 쓰는 게 중요하다."
이 "집에선 잘 지켜지는데, 사무실에선 안 지켜진다."
홍 "쓰레기 문제는 큰 게 아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지키면 된다. 사무실에서 개인컵 쓰기, 슈퍼마켓에 가서 손에 들 수 있는 것은 비닐 안 받기 하면 된다. 습관적으로 비닐 쓰고, 종이컵 쓰는 게 얼마나 많나."
김 "계란판 보면 아깝다. 부피도 커서 분리수거 할 때 힘들다. 다회용기로 만들어서 계란판을 들고 가면 그만큼 깎아주면 어떻겠나.(시장 바구니 들고 다니듯이?) 그렇다. 주부들은 콩나물값도 깎으려고 하는데, 혜택 있으면 당연히 한다."
이 "굳이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계란판 만들 필요 있나? 볏짚으로 만들자. 옛날에 그렇게 하지 않았나."
홍 "볏짚 이야기도 나왔는데, 자연 제품이 화학가공제품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나?(모두 고개 끄덕끄덕) 자연 제품이 좋다는 것은 매립 기준으로 했을 때다. 더 잘 썩는다는 거다. 따져보자. 플라스틱 제품 여러 번 쓰는 것보다 자연제품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과연 더 친환경일까. 녹말 이쑤시게 같은 경우 식량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이 "1회용품 안쓸 순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왕 쓴 것 오래 쓰는 거다. 또한 1회용품 범위를 넓히자. 따지고 보면 종이신문도 1회용품 아니냐. 종이컵 뿐만 아니라 우리가 쓰는 보다 많은 물건이 1회용품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조심하지 않겠나."
홍 "내가 쓰레기운동하는데도 아내에게 면기저귀 쓰자고 하면 반대한다. 일일이 못 빨면 세탁업체에 맡겨야 하는데, 다른 집 물건들과 함께 세탁되는 게 싫다는 것이다."
이 "나도 치과에서 남 쓰던 것 내 입에 넣으면 싫다."
김 "장애인 아이들 봉사 활동을 한다. 수시로 침을 흘리는 아이가 있는데, 물티슈가 필수다."
이 "우리 카페에서 아껴쓰고 여러 번 쓰자고 말하는데, '너네들 때문에 우리 산업 망한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솔직히 부담된다."
홍 "결국 산업체질을 바꿔야 한다. 문화산업이 더 커져야 한다고 본다. 소비산업을 줄이는 대신 정신이 즐거운 산업이 커져야 한다."
김 "'에코디자인'이라고 하는 게 보면 우리 부모님들이 다 했던 거다. 아빠 털옷에서 털실 빼서 큰아이 옷 만들고 큰아이 크면 그 옷에서 다시 털실 빼서 작은아이 옷 만드는 게 바로 에코 디자인 아닌가. 담배은박지로 방석 만들던 것도 마찬가지다. 에코이스트라는 유명한 에코 디자인 회사가 만든 사탕은박지 제품 보고 깜짝 놀랐다. 결국 우리가 다 했던 것이다. 우리가 궁상이라고 했던 게 지금 에코 디자인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촛불' 보면서 느낀 건데, 청소년들이 나서면 바뀔 것 같다."
이 "무조건 하자는 것 반대다. 재미있어야 한다. 재사용·재활용 마니아층을 만들자."
홍 "쓰레기 문제를 계속 환경 관점에서 접근하니까 실패하는 거다. 문화로 접근하자. 또 중요한 점은 경험이다. 남이 쓰던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데, 해보면 별 것 아니다.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벼룩시장 장터다. 재미있게 재사용 할 수 있는 재사용장터 많이 만들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언론재단 기획취재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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