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섬, 마스바테현석이 외가가 있는 마스바테(원으로 표시) 섬은 지리상으로는 필리핀 군도의 한 가운데 있지만, 위의 필리핀에어라인의 국내선 항공노선도에서 보듯 마닐라 주류 사회의 관심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가난한 섬이다.
김당
현석이 외가는 필리핀 마스바테 지역 부리아스 섬의 마비톤이라는 벽촌이었다. 거기에 가려면 마닐라에서 하루 한 번밖에 없는 '아시안 스피릿'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마스바테(마스바테 타운, 인구 7만)로 가서 부두에서 배를 타고 부리아스 섬에 내려 다시 차를 타고 가야 했다.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를 중심으로 필리핀 전역을 촘촘한 선으로 잇는 필리핀 국내 항공노선도를 보면 마스바테가 어떤 곳인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노선이 많은, 한국의 부산에 해당하는 세부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지역에도 몇 가닥의 노선이 그려져 있지만 마스바테만은 예외였다.
알다시피 필리핀은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이다. 그래서 일찍부터 큰 섬과 섬을 잇는 항공교통이 발달했다. 그런데 마스바테주(州)는 제법 큰 섬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이었다. 여객기는 1일 1회 마닐라-마스바테를 운항하는 아시안 스피릿 노선이 유일했다. 그마나 툭하면 결항이었다(관련기사 참조).
다행히 현석이네 가족은 20일 마닐라에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아침 일찍 마스바테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주도(州都)인 마스바테 타운의 부두에 가서 부리아스 섬으로 가는 배도 탔다. 그런데 중간에 배가 고장이 나서 2시간 동안 수리하느라 현석이네는 6시간이 넘게 걸려서 마비톤에 도착했다. 마비톤은 큰 배가 닿기에는 부두가 작아 현석이네는 타고 간 배가 정박해 있는 동안 소형 패신저 보트로 옮겨 타서 섬에 내렸다.
그럴 만도 했다.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시리즈의 <필리핀>편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섬 마스바테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지리상으로는 필리핀 군도의 한 가운데 있지만 정치·경제·문화를 좌우하는 마닐라 주류 사회의 관심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곳이다. 가난한 섬 마스바테는 오래 전부터 지방 정치가들의 무자비함으로 유명했다. 필리핀의 다른 섬에 있는 농장과 마찬가지로 마스바테의 광활한 가축 방목지는 소수 부유한 가문이 소유한 반면, 대다수 주민들은 바다 및 농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선물' 질문에 끝내 울음 터뜨린 까냐레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