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시민, 종교인, 정치인들이 7월 5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하여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 철회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이수봉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촛불을 거치며 민주노총은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이수봉 정책연구원장은 "총파업하는데 지지 댓글이 좍 달렸다"며, "지지를 받는 총파업은 참 오랜만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보수화됐는데 가치의 정치로 전환됐단 해석이 있고, 또 한편에선 신자유주의 정책 결과로 계급외적 분노, 각성, 반미의식 이런 식으로 민중들이 들고 일어났다는 계급환원론적 해석이 있다"며, "하지만 가치의 정치로 전환됐다거나 계급환원론적으로 가면 진정한 동력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가치를 지향해 터져 나온 게 아니라 (정부 약속에) 국민들이 속지 않았던 것이고, 그 확산을 인터넷이 발화했으며 그 전엔 공장 매개로 한 착취 전선이 이젠 사회로 넓어졌다"며, "문제는 잔치 끝났는데 돌아갈 일상이 없다. 촛불이 과제로 던진 건, 돌아갈 일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지난 봄, 진보진영에 깊게 드리웠던 비관적 상황인식을 (촛불이) 일시에 걷어냈다"며, "이명박 정권의 실체가 남김없이 드러났고, 검찰, 보수언론 등이 촛불 광장에서 옷을 하나씩 벗으며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이어 "우리가 막연히 느꼈던 것, 한국 보수사회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는 대중이 실제 존재하고 이들은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 나선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진보진영에게 굉장히 희망적인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뢰할 만한 사회세력이 부재했고, 지배적 여론에 대항할만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 운동을 발전시킨 핵심적 동력이었다"며 "새로운 사회 흐름 운동이 기존 사회세력에 흡수될 것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교육위원장은 "촛불 동력 살펴보면, 광우병 진짜 안 된다는 사람들, 대운하 등 5대 의제 설정해 이명박을 저지해야 한다는 사람들, 이번 기회에 차별과 불평등 확 바꿔보자는 기층 민중으로 세 가지 세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보수 대 진보냐, 반 신자유주의 전선이냐촛불에 대한 평가에 이어 촛불 이후 사회운동의 과제에 대해서도 토론은 이어졌다.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교육위원장은 "신자유주의를 이성을 잃은 자본주의라 하는데 신자유의야말로 이성적인 자본주의로, 이명박 정부가 살리려는 경제가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라며, "신자유주의 전선을 '종'으로 민주주의 수호 확대 전선을 '횡'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상황이 그닥 낙관적이지 않다"며, "차근차근 지금 상황에 맞는 악착 같은 내용이 우선적이어야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