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와 내용, 형식이 알찬 여행서와의 만남

[서평] <유럽여행가서 빼먹지 말아야 할 52가지>

등록 2008.08.31 11:31수정 2008.08.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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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책을 고르는 데 신중하다 못해 어떤때는 지나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책에 대한 칼럼부터 인터넷상의 리뷰도 살피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확인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니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이 책에 대한 디자인과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흔하고 흔한 문구나 책표지가 독특함과 신선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럽여행에 대한 동경을 일으킬 수 있는 디자인, 문구가 더 있을텐데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왜 처음부터 혹평부터 시작했을까?  만약 이 책이 서점에 전시되었으면 그냥 그 많은 여행서 정도로 지나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혹 장사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여행서정도로.그러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저자의 노력과 지적인 깊이를 느낄 수 있고, 첫인상보다 책장을 덮었을때 잔잔한 여운이 감도는 알찬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책이 유명해지는 이유는 소재때문인지 아니면 형식과 내용때문인지 구별해야한다. 일단 '유럽여행'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차별화가 가능했겠지만, 많은 여행서중에 이 책이 돋보일 가능성은 크다. 12년째 배낭여행의 이력으로 경험과 여행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 교양서와 안내서로서 충실한 담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자신만의 역량을 발휘해서 차별화된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먼저 유럽 10개국을 여행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적 유산과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주로 박물관, 대성당, 성들을 안내하면서도 그와 관련된 예술가들도 함께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나라 그 도시만의 독특한 예술적 문화적 취향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암스트레담의 반고흐 미술박물관-반고흐(뒷부분에 파리 오베르의 고흐,테오무덤 관련), 뮌헨의 렌바흐하우스-칸딘스키, 톨레토의 산타크루즈미술관-엘그레코, 바로셀로나의 성가족성당-가우디,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보티첼리, 로마의 바티칸박물관-미켈란젤로, 파리의 루브르박물관-렘블란트, 오르세박물관-마네,모네,고흐,고갱등 연관시켜가며 설명해준다. 또한 박물관을 효과적으로 구경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알려주기까지 한다. 그 뿐만아니라, 브뤼셀 세르클래스동상, 오줌싸개동상에 얽힌 이야기, 몬세랏수도원의 검은 성모마리아상 이야기,프라하 카를교의 전설, 몽생미셸과 미카엘대천사 이야기등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니...일석삼조라고 할까.

 

그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여행지마다 빠짐없이 그 나라 고유의 음식과  한국인 식성에 맞는 음식과 음식점도 소개하고 있다. 네덜란드 잔세스칸스의 치즈, 독일의 맥주, 벨기에 브뤼셀의 와플, 스위스의 퐁뒤,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빠에야,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쉬니체, 로마의 바베토, 체코의 만찬, 파리의 달팽이 요리등 외국나가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있을까. 여행지마다 최적 코스의 교통편도 빼놓지 않는다. 굳이 여행을 직접 가보지 못했더라도 책속에 나와있는 생생한 사진들만 보아도 눈의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저자의 소망대로 소재와 형식 내용면에서 여행서와 교양서로서  유명해질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예스24에도 송부했습니다.

2008.08.31 11:3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예스24에도 송부했습니다.

유럽여행가서 빼먹지 말아야할 52가지

손봉기 지음,
꿈의날개(성하), 2008


#인문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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