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석빙고(보물 제 310호)석빙고는 주로 강이나 개울 주변에 만들어진다. 서쪽으로 흐르는 개울과 직각이 되도록 남북으로 길게 위치하고 있으며, 입구를 남쪽으로 내어 얼음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였다. 겉모양은 마치 큼지막한 고분처럼 보이나, 내부는 석재를 써서 장방형의 빙실(氷室)을 이루고, 계단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답사자의 눈으로 볼 때 창녕 석빙고는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주변 조경도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박종국
요즘 세상에 얼음은 단지 겨울철 생색내기가 아니라 한여름에도 쉽게 만날 수 있고, 냉차나 찬 음식을 만드는 데 빠지지 않는 감초가 되었다. 전천후다. 하지만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얼음을 어떻게 얼려 먹었을까. 사람 힘으로 얼음을 만드는 재주가 없던 옛날에는 겨울 추위로 생긴 얼음을 창고에 넣어 짚과 풀로 덮고 꽁꽁 닫아 갈무리했다가 조금씩 잘라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여 그러한 생활지혜를 발현시킨 얼음 창고가 바로 ‘석빙고’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7개의 석빙고( 경북의 청도, 현풍, 경주, 안동, 경남의 창녕, 영산, 북한의 황해도 해주)가 남북한에 존재하고 있다. 모두 18세기에 만들어져 경북 경주, 경남 창녕 등 경상도 지역에 몰려 있다. 반 지하에 내부 공간은 12 미터, 폭 5미터, 높이 5미터 안팎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석빙고의 위치에 중요한 특성이 있다. 석빙고는 우리 유산 중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과학적인 것으로, 외견상 단순한 고분 형태다. 석빙고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과학문화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