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최남단비.마라도는 대한민국 남쪽 땅끝. 마라도 문학축전이 열리는 곳이다.
한국문학평화포럼
문학인들,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문학잔치 벌인다제주 모슬포항에서 마라도까지는 배로 30분 거리. 마라도와 제주 사이엔 급류가 흘러 뱃길조차 험난하다. 그래서 방문객들은 멀미를 자주 일으킨다. 모슬포항을 떠난 배가 형제섬을 지나 가파도를 지나면 마라도가 비로소 뚜렷하게 보인다. 지명 때문일까. 그 지역 사람들은 빌린 돈을 두고 '가파도 되고 마라도 된다'라며 우스개소리로 말하기도 한다.
마라도는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섬 전체를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다. 울창하던 초목은 큰 불로 사라졌고 이젠 푸른 초지만 남았다. 뭍에서 가지고 와 심은 소나무는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만 눕는 섬이 마라도이다.
땅의 끝이자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섬인 마라도는 사람과 사람의 경계를 불어온 바람이 대신 허물어 준다. 문학인들은 마라도에서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 날인 7일 마라도의 유일한 사찰인 '기원정사' 앞마당에서 마라도 문학축전 행사를 연다.
마라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문학인들이 대거 '입도' 하기는 처음이라 마라도 주민들이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그날 행사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자신의 작품을 주민들에게 증정하는 시간도 있어 작은 섬마을은 흥겨운 문학잔치판이 될 듯도 싶다.
저 바다는 우리 편이 아니야아니야가 아니야 아니야휴전선 철책처럼 완고한 고집으로살피를 두르고 버티어 섰구나전선의 이상 유무는 당분간 묻지 말라고군사우편 소인 찍힌 편지를 쓴다더 갈 수 없는 섬의 끝아니 반도의 끝에 서서 - 강덕환 시 '남도에서 쓰는 편지' 중에서소설가 강기희의 사회로 9월 6일 오전 10시 30분 소안항일운동기념탑 광장에서 펼쳐지는 <2008 국토, 모심, 평화를 위한 소안문학축전>과 9월 7일 오전 10시 30분 마라도 기원정사 앞에서 잇따라 열리는 <2008 국토, 모심, 평화를 위한 마라도문학축전>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학평화포럼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무총리복권위원회, 한미약품, 완도군, 광주전남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기원정사 등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긴 여정이다.
평화시 낭송에는 백담사 만해마을에 머물고 있는 이상국 시인을 비롯 박설희 시인, 조진태시인, 이지담 시인, 홍일선 시인, 조성국 시인, 고영서 시인, 임효림 시인, 차주일 시인, 유명선 시인, 방남수 시인, 류외향 시인, 강덕환 시인 등이 참여하며 김기인과 스스로춤모임의 무용과 생명평화가수 수니가 노래공연을 준비했다.
섬에서 섬으로, 섬의 아픔이 섬의 아픔으로 이어지는 문학인들의 대장정에서 그들이 아픔의 땅에 남기고 오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이 가슴에 품고 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은 이번 주말이면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