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과 단물이 만나는 쇠소깍에서 정석항공관으로!

제주도 첫 여행(3)

등록 2008.09.03 08:46수정 2008.09.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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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 쇠소깍...테우라고 불리는 뗏목 배...
쇠소깍...쇠소깍...테우라고 불리는 뗏목 배...이명화

2008년 8월 28일(목), 오늘도 역시 더풍성한교회에서 새벽을 깨우며 예배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몸은 좀 피곤했지만 새벽을 깨우며 시작하는 하루는 상쾌하고 시간을 더 얻은 것 같아서 언제나 하루가 풍요롭기 마련이다. 일찍 하루 일정대로 움직인다고 했지만 기도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아침햇살이 부챗살처럼 퍼진다.

쇠소깍


오늘은 동부권만 여행하기로 한다. 오전 7시 30분, 오늘 일정대로 쇠소깍에 도착한다. 쇠소깍은 교회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한 번 가 보고 다음 코스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너무 이른 시간에 나온 것일까. 쇠소깍은 아직 잠을 다 털고 일어나지 않고 있어 고요하다. 쇠소깍 앞 해변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만 비스듬히 비추는 아침햇살과 함께 쇠소깍의 아침을 깨우려 애쓰는 듯하다.

쇠소깍...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쇠소깍의 이른 아침...
쇠소깍...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쇠소깍의 이른 아침...이명화

쇠소깍의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름만큼이나 재미있고 독특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쇠소깍은 서귀포 칠십 리에 숨은 비경 중의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이곳 쇠소깍은 효도천의 하류로 바다와 맛 닿아 짠물과 단물이 만나는 곳이다.

옛날부터 선남선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데이트코스로 아주 좋은 곳인 듯하다. 우리가 부지런하게 나온 것일까. 뗏목, 즉 ‘테우’라고 불리는 뗏목이 뭍에 묶여 있고 사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테우를 타고 쇠소깍을 한번 돌아볼까 했지만 너무 부지런하게 나온 까닭에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쇠소깍 산책로를 걸으며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져 형성된 계곡 같은 골짜기엔 그늘이 짙어 어두워 보인다. 어디까지 바닷물이 들어 온 것일까. 협곡으로 된 뭍 쪽으로 깊이 들어오는 바닷물은 마치 언뜻 보기에 강물 같다. 한참을 바다 쪽에서 위로 쭉 올라가보니 저 위쪽 거의 마른 듯한 개천, 화산폭발로 인한 희귀한 바위들로 된 계곡에서 얼마 되지 않는 민물이 바다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

쇠소깍... 이른 아침의 쇠소깍...햇살이 비치고...
쇠소깍...이른 아침의 쇠소깍...햇살이 비치고...이명화

쇠소깍... 쇠소깍 바로 옆을 끼고 도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쇠소깍...쇠소깍 바로 옆을 끼고 도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이명화

참 인색하다. 하지만 여름에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거나 하면 더 시원하게 만날 듯 하다. 바닷물은 드넓은 바다에서 안으로, 안으로 계속 밀려들어오는데, 민물과 만나고 싶어서 강가로 계속 밀려들어 오는데, 민물은 새침때기 여자처럼 인색하게 조금씩 그 마음을 살짝 보여주고 있다. 바다로 하여금 더 간절하게, 더 애절하게, 더 가까이 애틋한 마음으로 찾아들게 하고 있다.


우리처럼 부지런한 여행객이 우리가 이곳을 벗어나려 하자 그는 여기 당도한다. 첫날부터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여기서도 자전거 여행하는 한 젊은이가 보인다. 쇠소깍을 끼고 도는 산책로를 따라 쇠소깍을 돌아본 우리는 이제 동쪽으로 간다.

*교통: 제주공항-서부관광도로-제주월드컵경기장-서귀포시내-효돈동-쇠소깍


정석 항공관

1112번 도로로 삼나무 숲을 지나다가 하염없이 이어지는 코스모스 길. 정말 멋진 풍경이다. 잘 알려지고 상품화되어서 여행객들의 호주머니를 열게 하는 관광지와 사람 붐비는 유명코스보다 더 아름답고 자연스럽고 순한 풍경이다. 하늘하늘 낮게 하늘을 배경으로 호젓한 길 양쪽으로 반갑게 환영하듯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코스모스길. 삼나무 숲길보다 더 마음이 간다.

세계문화유산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영상관이 오전 11시에 개장된다 하여 거의 시간에 맞춰 도착한다. 정석항공관은 행정구역상 남제주군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해 있다.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대한항공 전시관에 있던 전시물을 제주도로 옮겨와 새롭게 꾸민 정석항공관은 원통 모양으로 되어 인상적이다.

정석항공관 바로 앞에서...
정석항공관바로 앞에서...이명화

정석항공관 모형 비행기 앞에서...
정석항공관모형 비행기 앞에서...이명화

이곳에는 항공의 역사와 각종 모형비행기를 비롯하여 항공승무원복의 변천사, 대한항공의 역사와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물론 입장료는 없다. 우리 여행의 특징이 바로 입장료가 없는 곳만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던가. 이곳 내부를 쭉 둘러보고 시간에 맞춰서 영상관에 들어간다.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떻게 만든 것일까. 영화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고 있다. 원형으로 된 영상관은 한 가운데 관람석을 두고 바깥쪽 벽을 따라 아홉 개의 스크린이 둥글게 이어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어 신기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세계문화유산을 입체적 영상으로 이색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찾아가는 길: 1112번도로~구좌읍 방향~산굼부리 지나 우회전~정석항공관(표지판 보임)
#쇠소깍 #정석항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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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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