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신발절집 신발.
김강임
먼저 종무소에 들러 방을 배정받았습니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봉정암 앞마당은 그저 한가롭더군요.
"보살님, 7호실입니다."종무소 스님의 말에 나는 "호텔방 아닌가?"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하지만 산속 오지에서는 그나마 하루 묵을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요.
봉정암에서 가장 넓은 공간은 요사채입니다. 요사채는 종무소 직원과 스님들이 거처할 공간이기도 하지만, 길손들이 하루 묵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봉정암에서 요사채가 이렇게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이유를 하나 들라면 산행 중 나그네들이 묵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차원이겠지요. 그러나 종무소에는 각종 기도 접수를 위해 머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인적이 끊이지 않는 산속 절집에서 요사채가 가장 넓을 수밖에요.
방석 크기 사각형 공간, 군대 내무반 같아
7호실은 군대 내무반 같다고나 할까요. 긴 방은 두 편으로 갈라 누울 수 있습니다. 키에 맞게 직사각형을 그려 놓았습니다. 직사각형 크기는 절집 방석만 합니다. 그 직사각형 안에 누워 잠을 자야 합니다. 때문에 키가 1m 60cm가 넘는 사람은 다리를 뻗지 못할 것 같더군요. 2개의 방석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방석크기 네모 안 공간은 다음날 아침까지 내가 거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 여정을 풀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그리 불편한 줄 몰랐습니다. 넓으면 넓은 대로 좁으면 좁은 대로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마음도 절집에서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방석 침대 만드니 푹신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