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최근 행적과 언행을 보고 들으니 과연 '방송 장악'을 위해 몸부림치는 인사라는 확신이 든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문방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8.17 KBS 대책회의를 자신이 주선했으며 KBS 사장 관련 논의를 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민영방송은 정부가 조종하기 쉽다'는 입장까지 밝혀 현 정권의 '방송 민영화' 추진 의도가 '방송 장악'에 있음을 당당히 내보였다. '놀라울 정도로 노골적인' 인식 수준과,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입장 표명에 의원들은 여야 없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멈추지 않았다. 이틀 뒤, 방통위 30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급기야 YTN 사태에도 개입하신다. 그는 YTN에 대한 재승인 기준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YTN 방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무엄한 발언을 하신다.
YTN은 지난 5개월 동안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와 민영화 저지 투쟁을 이어오면서 단 1초도 방송에 차질을 빚은 적이 없었다. 무슨 근거로 YTN 방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밝히지 못한다면 그는 '무엄한 발언'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져야 한다.
본인 발언이 맞다고 주장하려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방송에 단 한차례도 제재를 가하지 못한 직무 유기부터 책임지라. 그는 또 YTN 사태에 개입하고 싶은 나머지 '방통위가 YTN의 노사 간 조직 문제까지 볼 수는 없냐'는 '무식한 발언'을 수차례 내뱉었다.
실무자로부터 '노동부 소관'이라는 답을 듣고, 위원들로부터 '시청자 평가에 맡기라'는 훈계까지 듣고도 '방통위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니 방통위 수장의 '무엄하고 무식한 인식 수준'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8.17 KBS 대책회의'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 앞에서 잘못을 인정한 그가 '민영방송 조종' 기도를 드러내고 YTN 사태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으니 '반성'이라고는 할줄 모르는 인사임을 자인했다 할 것이다.
국회에서 '광대역통합망'이 뭔지도 몰라 '방송 장악에만 관심이 있다'는 핀잔을 듣고도 YTN 사태가 노동부 소관인지 방통위 소관인지조차 모르는 무지함을 드러냈으니 앞으로 최시중의 '방통위호'가 산으로 오르다 박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구본홍 낙하산 침투조가 YTN을 장악하려다 YTN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자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측면 지원을 시도했고 급기야 신재민 문체부 차관이 '민영화' 카드로 YTN 노조를 압박한 바 있다.
그때 YTN 노조는 머지않아 최시중 위원장이 막후에서 직접 나와 시중 어른의 위세를 보일 것이라 정확히 예견했다. 그러나 어쩌랴, 위세는 보였으되 위세가 느껴지지 않는다.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는 인사의 수준에 한심함과 측은함을 느낄 뿐이다. 최시중 위원장, 그렇게도 YTN 사태에 개입하고 싶으면 노동부장관이나 서울지방노동청장으로 자리를 옮기시오. 그게 싫으면 아예 YTN 사장에 도전해 봄이 어떻겠는가.
더이상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에 힘을 보태지 말고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사퇴하시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대통령 아래 법도 모르고, 원칙도 모르는 대통령 직속기구 수장이 말이 되는가.
언론노동자, 방송노동자의 빛나는 연대 투쟁은 그 누구도 아닌, 최시중 위원장에 의해 현실화 될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에게 요구한다. KBS 대책회의가 있었던 8월 17일, 구본홍 씨와 만나 무슨 얘길 나눴는지 밝히라. 지난 12일 방통위 회의에서 한 발언을 사과하라. YTN 사태 개입 기도를 포기하고 즉각 사퇴하라. YTN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최시중 위원장 말대로 방통위가 할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구본홍과 사측에도 경고한다. YTN 재승인 문제로 노조를 협박하지 말라.
2008년 9월 13일
구본홍 출근저지 58일, 인사횡포 불복종 투쟁 18일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