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기에 베트남 시장은 곤두박질

미국발 금융 위기 여파에 베트남 증시도 들썩

등록 2008.09.18 14:51수정 2008.09.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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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의 위기가 베트남 시장을 곤두박질치게 했다'는 제목으로 게재된 <베트남 뉴스> 17일자 경제면 머리기사.

'미국의 위기가 베트남 시장을 곤두박질치게 했다'는 제목으로 게재된 <베트남 뉴스> 17일자 경제면 머리기사. ⓒ <베트남 뉴스>

'미국의 위기가 베트남 시장을 곤두박질치게 했다'는 제목으로 게재된 <베트남 뉴스> 17일자 경제면 머리기사. ⓒ <베트남 뉴스>

'미국의 위기가 베트남 시장을 곤두박질치게 했다(US crisis leads to VN market slump).'

 

베트남의 대표적인 영자 신문 <베트남 뉴스(Viet Nam News)>의 수요일자(9월 17일) 경제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는 한 여성이 주식 시황판 앞에 초조하게 앉아 있는 사진과 함께 게재됐다.

 

같은 날, 다른 베트남 신문들도 미국 경제 상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물론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비롯해 세계적인 미국 금융회사들이 휘청거리는 상황이 뉴스의 중심에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베트남은 그동안 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 투자를 유도했고, 그에 따라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는 투자 혹은 투기 바람이 불었다.

 

은행에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정부에서는 투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러한 투기성 은행 대출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또한 개방 정책 이후 외국 금융 회사들도 속속 들어왔다. 지난주에는 호주의 대표적 은행인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이 베트남에 발을 들여놓았다.

 

a  미국발 금융 위기를 비중 있게 보도한 베트남 신문.

미국발 금융 위기를 비중 있게 보도한 베트남 신문. ⓒ <베트남 뉴스>

미국발 금융 위기를 비중 있게 보도한 베트남 신문. ⓒ <베트남 뉴스>

베트남 증시, 미국발 위기 여파로 이틀 연속 4% 이상 하락

 

이처럼 자본주의 경제 원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베트남이 최근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베트남 주식 VN지수는 이번 주 월요일에 4.23% 하락했고, 미국의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친 다음날인 화요일에는 또다시 4.36%가 빠졌다. 월요일에는 호찌민시의 162개 종목 중 160개의 주가가 크게 내렸다고 한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베트남 증시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베트남 서민들 중에는 아직 이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베트남인 직장 동료와 점심을 같이하며 베트남 경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름대로 미국 시장 소식을 잘 알고 있지만 베트남 경제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이웃나라 태국 정치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 베트남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놓았다. 자본주의 경제 원리가 확산되기는 했지만, 주식과 상관없는 삶을 사는 베트남 사람이 여전히 많은 점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a  하루하루 생활에 바쁜 베트남 서민. 이들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 위기는 이들의 삶도 위협할 수 있다.

하루하루 생활에 바쁜 베트남 서민. 이들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 위기는 이들의 삶도 위협할 수 있다. ⓒ 이강진

하루하루 생활에 바쁜 베트남 서민. 이들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금융 위기는 이들의 삶도 위협할 수 있다. ⓒ 이강진

#베트남 #미국금융위기 #리먼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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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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