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농민 목숨줄 이용해 지지율 상승만 꾀하나"

9·19 충남농민대회 대전에서 개최... "농업은 생명이요 부모,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등록 2008.09.19 19:25수정 2008.09.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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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
19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오마이뉴스 장재완
19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열린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와 식량주권 수호를 외치는 충남농민들의 간절한 외침이 대전 도심을 가득 메웠다. 한미FT저지 대전충남운동본부 농·축·수산부문위원회는 19일 오후 대전역광장에서 '이경해·전용철 열사 정신 계승 9·19 충남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민대회에는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늦더위 속에서도 예산군농민회를 비롯한 아산·서산·공주·홍성 등 충남 16개 시·군 농민 500여명이 참석해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농민가'를 부르며 시작된 이날 대회에서 농민들은 "농업은 생명이고, 농업은 부모와 같은 것"이라며 "어떻게 생명을 포기하고, 부모를 버릴 수 있느냐"고 농업포기정책을 택한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투쟁선언문을 통해 "수확철을 앞둔 우리 농민의 심정은 참담할 뿐"이라며 "역대 정권의 '수입개방농정'과 '농업포기정책'으로 농사를 그만두어야 할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올 들어 농업용 면세유·복합비료·배합사료 가격 등 생산비가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농산물을 지목하고, 수입물량 방출 등 공급을 늘리겠다면서 농산물가격 후려치기에 여념이 없다"며 "추석이 예년보다 빠른 계절적 요인으로 과일가격 일부가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품목 가격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떨어져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농민의 목숨줄을 이용해 자신의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더군다나 농업의 핵폭탄이 될 한미FTA 국회비준을 강행하려 하고 있어 우리 농민들의 마음은 절박함을 넘어 처절하기만 하다"고 개탄하며 "농업의 미래는 나라의 미래이며, 농민의 미래는 국민들의 미래이므로, 이제 농업을 지키는 길에 전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 비준 반대 ▲면세유, 비료, 사료 가격 안정화 대책 즉각 마련 ▲농가부채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 ▲농민을 위한 농협개혁 단행 ▲식량주권 수호위한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충남도에 대해서도 ▲충남도지사는 한미FTA의 연내 국회비준을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할 것 ▲충남도청 구내식당에서 미국산쇠고기 사용을 하지 말 것 ▲공공비축제 목표가격이 80KG 기준 20만원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중앙정부에 요구할 것 ▲화학비료 인상분 중 농민부담액을 부담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국 350만 농민들과 함께 농민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을 막아내기 위한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는 공공비축미 출하거부, 산지폐기 등 농민들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500여명의 농민들이 중앙로를 따라 충남도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500여명의 농민들이 중앙로를 따라 충남도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농민대회에 참석한 500여명의 농민들이 중앙로를 따라 충남도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회사를 하고 있는 김영호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
대회사를 하고 있는 김영호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오마이뉴스 장재완
대회사를 하고 있는 김영호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회사에 나선 김영호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식량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경제는 사기꾼 경제이고, 식량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는 사기꾼 정부"라며 "우리 농민들이 허리가 부러지게, 지문이 다 지워지도록 일해서 먹고살기 풍족한 나라를 만들어 놨더니, 정부는 이제 와서는 전자제품 몇 개 더 팔아먹으려고 농업을 포기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기원 한국쌀전업농 중앙연합회 회장도 격려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잘사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고서는 지금에 와서는 부가가치가 떨어진다고 농업을 포기하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 농민들이 똘똘 뭉쳐 농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투쟁의지를 독려했다.

 

2시간 가량의 대전역 광장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광장에서 충남도청까지 중앙로를 따라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2.4km의 거리를 행진하면서 '한미FTA 반대한다', '식량주권 사수하자', '농가부채 해결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충남도청 앞에 도착한 농민들은 대표단을 꾸려 충남도에 항의서한문을 전달했고, 이에 김동완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농민들이 모여 있는 도청 앞 광장에 나와 "충남농민들의 건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도청 구내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은 확실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농민대회는 경기·강원·경북·전북·제주 등 전국 9개 광역시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2008.09.19 19:25ⓒ 2008 OhmyNews
#농민대회 #식량주권 수호 #충남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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