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9.29 17:33수정 2008.09.29 18:12
33명의 징계 대상자에 대한 YTN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징계 사유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구체적 증거까지 제시한 주장이어서 인사위가 징계를 위해 무리한 짜맞추기식 심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현덕수 YTN 기자는 29일 본인의 징계사유가 조작됐다며 사측에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인사위원회가 현 기자에게 내린 '인사위원회 징계 회부사유'는 모두 일곱 개 항이다. 현 기자는 이중 3항 '대표이사실 앞 항의농성' 항목과 5항 '급여결제업무 방해' 항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두 개 항의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은 8월 22일이다. 사측의 주장대로면 현 기자가 8월 22일 대표이사실 앞에서 항의농성을 벌였고, 급여결재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기자는 이 날 연차 휴가서를 내고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 있었다. 현 기자는 증거서류로 '휴가신청 및 조회 현황'과 왕복(24일 귀경) 비행기 티켓 결제 현황을 공개했다. 이 서류를 살펴보면 현 기자는 8월 22일 연차를 신청해 당일 아침 7시 10분 대한항공 KE1261를 타고 제주로 향했으며 24일 밤 9시 15분 제주항공 7C130편을 이용해 서울로 돌아왔다.
자료에 따르면 사측으로부터 징계 사유 발생일이라고 통보받은 8월 22일, 현 기자는 분명히 제주도에 있었던 것이다.
현 기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어떻게 회사에 있지도 않았던 내가 대표이사실 앞에서 항의농성을 하고 급여결재 업무를 방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측은 '징계'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나를 손오공으로 착각한 것일까. 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내가 털 한 올을 뽑아 손오공처럼 가공의 현덕수를 만들어 놓고 제주도로 내려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 기자는 제주도로 내려간 사연까지 밝혔다.
"8월 22일 그 날은 하루 걸러 투석을 받아야만 연명하실 수 있는 73살 아버지의 생신날이었다. 매일 같이 막내 아들의 안위가 걱정돼 전화통을 붙잡으시는 아버지를 안심시켜드릴 겸 해서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갔던 날이었다. 이런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늘어놓는 것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뒷전으로 밀려버린 현실 때문이다."
현 기자는 "사측은 '착오였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8월 22일 징계 사유는 징계사유 특정 요구를 반영해 사측이 추가로 특정해 준 것인 만큼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현 기자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인사위원장인 유종선 총무국장과 김흥규 인사팀장을 수차례 접촉하고, 회신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징계 사유 이메일을 보내면서 김선중 조합원에게 다른 조합원의 징계 사유를 잘못 보내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2008.09.29 17:3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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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내고 제주도 간 사람이 사장실 앞 항의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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