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국가정보원은 30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 최한욱 집행위원장 등 지도부 4명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및 찬양ㆍ고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날 구속된 이들은 최 위원장 외에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 문경환 정책위원장,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위원이다. 김영란 전 조직위원장은 영장이 기각됐다.
영장 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홍승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실천연대의 활동이 국가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고 피의자들의 전력과 단체에서의 직위, 구체적 행위 등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 판사는 김 전 조직위원장의 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서는 "이전에 특별한 전력이 없고 단체에서의 직위와 구체적인 역할, 이적 행위의 가담 정도를 보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의 체제에 동조한 이적단체인 실천연대를 구성하고 인터넷 방송인 6.15TV 등을 통해 북한의 언론보도 등을 전재하는 등 북한의 체제선전 자료를 공개적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강진구 전 집행위원장에 대해서는 2004-2005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만나 북측의 지령을 받은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ㆍ통신)도 적용됐다.
공안당국은 실천연대가 북측의 구체적인 지령을 받고 이를 홈페이지의 '비밀방'에서 공유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북한 체제에 동조하는 이적 활동을 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실천연대 상임대표인 김승교 변호사 등 주요 간부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29일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검찰과 변호인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바람에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장장 8시간 동안 지속됐다.
법원이 국정원과 검찰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실천연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통일.진보 단체의 이적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며 본격적인 공안 정국이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실천연대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오면서 대표적인 민간 통일운동 단체를 표명해 왔다는 점에서 공안 당국의 수사 대상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실천연대는 6.15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해 민간 차원의 통일 운동을 한다는 취지로 2000년 10월 결성된 단체로,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간교류사업과 주한미군 철수 및 북한 바로알기 운동 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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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06:25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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