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방송됐던 최진실 주연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한 장면
iMBC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불혹의 국민배우 최진실씨가 2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두 아이를 홀로 기르던 싱글맘, 20년 연기생활에서 더 이상 나는 A급 여배우가 아니라고 당당하게 외쳤던 똑똑한 여자 최진실. 그녀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황천길로 발길을 돌렸다.
무엇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사채와 악성 루머, 이혼과 육아, 가장으로서의 버거움, 톱스타의 고독 등 온갖 분석과 추측,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정확한 진실은 시간이 훨씬 지나야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것과 상관 없이 최진실씨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은 크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최진실씨의 죽음이 한국 사회에 무엇을 던졌는지 고민해 보라고 권한다. 별로 자살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선망의 대상, 누구나 동경하는 꿈의 삶을 살았던 최진실씨가 자살했다는 것은 한국사회의 '쌩얼'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 아니라고 지적했다.
톱스타의 자살... 한국사회의 쌩얼을 드러내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조중근 박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달리 내면이 굉장히 허한 삶이었을 수 있다"며 "한국 사회가 톱스타의 외형적인 것만 조명하는 데 급급하는 동안 정작 스타들의 속은 곪아가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조 박사는 이어 "유명 스타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며 "만일의 소문을 늘 경계하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문턱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진실씨가 이혼 뒤에 우울증을 앓아 왔다는 보도가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신적 건강'과 '긴장하는 정신력'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조 박사의 진단이다. 그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군사문화의 잔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