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11) 매력적

― ‘참으로 매력적’,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 다듬기

등록 2008.10.03 14:21수정 2008.10.0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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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참으로 매력적

 

..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과 용기를 가슴에 지닌 낭만적인 고양이였기에 네로와 함께했던 시간은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  《엘케 하이덴라이히/김지영 옮김-검은 고양이 네로》(보물창고,2006) 105쪽

 

 보기글에서 말하는 ‘낭만적(浪漫的)’은 ‘꿈많은’으로 고쳐쓸 때가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아예 덜어내도 되고요. 앞에서 “사랑과 용기를 가슴에 지닌”이라고 썼는데, 바로 이 모습이 ‘낭만적’인 모습이겠지요.

 

 ┌ 매력적(魅力的)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있는

 │   - 매력적 몸매 / 매력적인 여자 / 매력적인 눈매 /

 │     큰 눈에 높직한 코와 뚜렷한 윤곽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 매력(魅力)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

 │   - 매력 있는 사람 / 매력에 끌리다 / 매력을 느끼다 / 매력을 잃다 /

 │     그에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

 ├ 참으로 매력적이었습니다

 │→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 참으로 좋았습니다

 │→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 …

 

 그리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넣기보다는, ‘즐겁다-좋다-재미있다-신나다-가슴 벅차다’ 같은 낱말을 넣으면, 이야기도 한결 부드럽고 말느낌도 한껏 살아나며 말뜻도 좀더 수월하리라 봅니다.

 

 보기글에 나온 줄거리를 보면, 외국책을 우리 말로 옮긴 분이, 퍽 살가운 이야기를 마음껏 헤아리면서 우리 말로 옮기는 일을 해서 좋거나 즐거웠다고 밝힙니다. 그러면 이런 느낌을 ‘매력적이었다’라 하기보다는 ‘좋았다’나 ‘즐거웠다’라 하면, 있는 그대로 적으면, 자기가 느꼈다는 그 마음 그대로 적어 주면 됩니다.

 

 ┌ 매력 있는 사람 → 눈길이 가는 사람 / 끌리는 사람 / 나를 사로잡는 사람

 ├ 매력을 느끼다 → 좋다고 느끼다 좋은 느낌을 받다

 └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

 

 “매력적 몸매”는 “눈길을 끄는 몸매”라든지 “아름다운 몸매”로 다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무엇)-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으로 다듬을 수 있고요. “매력적인 여자”나 “매력적인 눈매”도 마찬가지입니다. “눈길을 끄는 여자”나 “눈길을 사로잡는 눈매”로 손질해 줍니다.

 

 “매력 있는 사람”은 “사랑스러운 사람”이나 “무언가 끌리는 사람”으로 풀어내어 봅니다. “매력을 잃다”는 “끌리지 않는다”나 “눈길이 안 간다”로 풀어내어 보고요.

 

 

ㄴ.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 좋지 않은 날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이런 실용적인 외장재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  《르 꼬르뷔제/황준 옮김-작은 집》(미건사,1994) 24쪽

 

 “좋지 않은 날씨로부터 보호(保護)”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궂은 날씨에도 집을 지켜 준다”는 소리일지, “비바람에도 끄떡없다”는 이야기일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용적(實用的)인’은 ‘쓰기에 좋은’이나 ‘쓸모 많은’이나 ‘쓸 만한’이나 ‘괜찮은’으로 고쳐쓰고, ‘상당(相當)히’는 ‘무척-퍽-매우’ 들로 고쳐 줍니다.

 

 ┌ 상당히 매력적이다

 │

 │→ 무척 마음에 든다

 │→ 참 좋다

 │→ 퍽 쓸 만하다

 │→ 여러모로 괜찮다

 └ …

 

 르 꼬르뷔제 님이 쓴 글을 우리 말로 옮기면서 ‘실용적’이니 ‘매력적’이니 하고 적었습니다. 가만히 보면, 건축을 하는 분이 옮기는 글이요, 건축을 하는 분이 읽는 글일 터이니, 이분들은 건축 공부는 부지런히 할지라도, 우리 말 공부를 부지런히 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화학을 하는 분도 물리를 하는 분도 그렇습니다. 수학이나 철학을 하는 분들이 우리 말 공부를 할까요. 역사나 문학을 하는 분들은 우리 말 공부를 하려나요. 정치와 경제를 배우는 이들은 우리 말을 얼마나 살펴보고 있나요. 영어나 일본말을 배우는 이들은 또 우리 말을 어떻게 살피거나 익히고 있나요.

 

 ┌ 이런 쓸 만한 바깥마감재는 무척 마음에 든다

 ├ 이처럼 괜찮은 바깥마감재는 참 좋다

 ├ 이와 같은 바깥마감재는 여러모로 쓸 만하다

 └ …

 

 세계화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영어를 꼭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 그러면 영어를 배워야 할 테지요. 그런데, 한국사람이 한국땅에서 살아가려면 한국말을 잘 익혀야 합니다. 자기가 나타내려는 뜻을 알맞고 올바르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자기가 쓴 글을 맞은편이 얄궂게 풀어내지 않도록 잘 추스르거나 다스려야 합니다. 그러자면, 우리들은 영어 배우기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영어 배우기보다도 훨씬 긴 시간과 많은 땀을 한국말 제대로 익히기에 바쳐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2008.10.03 14:21ⓒ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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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적的 #우리말 #우리 말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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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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