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태백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모아져 있어요. 책장을 여는 순간 그들의 깊은 한숨소리가 들려오네요.
진영사
포털사이트 온라인 동호회에서 8년째 공동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효상씨는 백수들의 사연을 모아 <대통령에게 드리는 이태백의 절규>(진영사, 2008)를 냈네요. 엮은이 자신도 백수로서 꽤 긴 시간을 보냈기에 이네들의 한숨, 기도, 울부짖음과 희망을 이해한다면서 돕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책을 냈다고 하네요.
지은이는 국가의 정책을 분석하고 정책을 만드는 분들과 전문가들을 만나봤지만 모두 백수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네요. 그러면서 백수들의 심경을 절절하게 느껴보라고 동호회에 올린 글들을 추려서 소개하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컴을 켠다. 취업사이트를 돌아다닌다.점심 먹고 또 취업사이트를 헤맨다.저녁때 또 머 새로운 거 있을까 해서 또 취업사이트를 간다.근데 없다. 난 아직 백수니깐 슬프다. 슬픈 현실이다. 힘들어진다. - 책에서 이러한 사연들을 읽다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생겨나네요. 쭉 이어지는 수백편의 사연들은 백수들의 좌절과 절망스런 상황에 잘 드러나죠. 때론 무기력하고 게으른 모습도 솔직하게 담아냈지요.
다만 그저 안쓰러운 사연들을 긁어다가 편집한 것 같아 감성은 건드리지만 이성은 자극이 안 되는 내용이고 똑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되다보니 지루한 느낌도 드네요. 책 편집할 때 전문가들의 적절한 도움말이나 현재 청년실업 현황 등을 더 자세하게 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실업해소는 안 하고 고용촉진이라도 하자? 올해 말 만료되는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은 7일 국무회의에서 5년 연장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으로 개정되었어요. 고용없는 성장시대에 고용의 유연화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특별법을 믿는 청년들이 얼마나 될까요. 극심한 취업난과 거품이 잔뜩 낀 주택값을 바라보며 한국의 청년들의 주름은 늘어만 가네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란 말이 나돈 지도 10년이 되었어요. 이제는 삼태백(30대 태반이 백수)얘기가 들리고 NG(No Graduation:졸업거부)족, 대5족(대학교 5학년족),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족), 공휴족(쉬는 것이 두려운 족) 등 이태백 친구들이 생겨나네요. 청년실업에 대해서 더 진지한 사회논의가 이루어져야겠죠.
청년실업자들은 무언가 할 게 없는 아침이 두렵지요. 그리고 스치는 이성에 설레는 마음이 들어도 죄스럽다고 하네요. 끝으로 책에 실린 글을 옮겨요.
아침에 유치원 가는 꼬마가 부럽습니다.갈 데가 있으니까… - 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