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대회 학술강연‘통일시대 겨레의 고전 「임꺽정」’에 대한 학술대회가 강영주 교수(상명여대)와 ‘소설 「임꺽정」속의 건축’이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강연으로 각각 진행됐다.
박종국
이상과 현실의 오작교를 놓자특히, 강영주 교수의 강연은 6.15민족문학인협회 기관지인 「통일문학」2호(2008. 7)에 수록된 원고로, 본래 홍명희와 『임꺽정』에 관한 남한에서의 연구 성과를 접하지 못한 북측 작가들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필자의 연구를 종합하여 서술한 글인데, 비록 북축 작가들은 동참하지는 못하였지만, 올해 홍명의문학제는 제17회 한국작가대회와 함께 개최도어 각별한 의미가 있는 강연이었다.
이어서 제17회 한국작가대회 기념 작품집 출간 기념회가 있었고, 현기영, 한창훈 소설가의 「임꺽정」소설낭독회가 있었다.
낭독에 앞서 현기영 소설가는,
“내가 「임꺽정」을 읽은 것은 광주항쟁이 있었던 그 해 겨울이었다. 그 무렵 나는 첫 작품집 「순이 삼촌」의 ‘불온성’ 때문에 보안사에서 치도곤을 맞은 데다 책까지 판금되어 거의 1년 동안 실의에 빠져 있다가 다시 글 쓸 결심을 하고 일어나 앉아있을 때였다.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를 쓰기 위해 자료도 모으고 국어사전 · 속담사전을 섭렵하면서 토속어를 공부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마침 『임꺽정』을 만났다. 1948년 울유문화사 판이었다. 그때만 해도 벽초는 금기의 인물이어서 그 책도 금서였는데, 금서 작가인 내가 벽초의 금서를 빌려다가 몰래 읽을 때의 두려움 섞인 그 짜릿한 기분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다. 현기영 소설가에 따르면, 홍명희의 소설을 풍요롭게 만든 것은 종횡무진 자유롭게 사용된 토속 민중이라고 했다. 그는 『임꺽정』에서 토속어 가득한 곳간을 발견했던 것이다. 예컨대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 ‘한식경’ ‘보리밥 한 솥 지을 만한 시간’ ‘젖은 담배 한대 다 필 즈음’같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