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현 미디어행동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9시 55분경, 한국언론재단 19층에서 문방위 국감이 시작되기 전 국감장에 들어서던 진상호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고 "언론노조가 친노단체라고 한 근거를 대라"고 따졌다.
이에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국감을 중단하고, 국감장 모욕죄로 조치하라는 거센 항의에 국감이 1시간 10여분 동안 파행으로 진행됐다. 결국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요청으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남대문경찰서에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남대문경찰서는 이 사건을 어느 부서에 배치할 지 몰라 1시간여 동안 조서를 꾸미지 못하다가 간략한 경위서를 받았고, 신학림 전 위원장은 미디어행동 사무실인 프레스센터 18층으로 돌아왔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국감장 모욕죄 운운하는 발언에 대해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16일 오후 4시경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 지시면 죄 없는 사람도 막 잡아가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의사 표현 행위였으며, 일체의 폭력적인 행위가 없었음을 주장하고 한나라당 고흥길 위원장과 위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하였다.
다음은 미디어행동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 지시면 죄 없는 사람도 막 잡아가나?'
오늘 16일 프레스센터 19층 언론재단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감예정시간인 10시 5분 전 국감장에 들어서는 진성호 의원에게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현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이 악수를 청하며 진 의원이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노조가 친노단체’라고 규정한데 대해 그 구체적 근거를 대라고 물었다. 이 과정에서 진 의원은 “당신과 이야기 하러 여기 온것이 아니다”며 그냥 지나쳤고 신 위원장은 회의장으로 따라 들어가 “구체적 근거를 대지 못하면 공개적인 방법으로 사과하라”고 말했다. 진 의원과 신 위원장 사이에 신체적 접촉은 악수 뿐 이었으며 그 어떤 고성이 오가지도 않았고 신 위원장은 자진해서 국감예정 시간 2분 전인 9시 58분경에 회의장을 나왔다.
이후 10시가 조금 지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국감장에 입장했고 10시 30분 경 본격적인 국감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감진행을 거부한 채 이 일에 시비를 걸고 나섰다. 신 위원장이 진 의원에게 질문한 것이 국감을 모욕한 것이라는 둥, 신 위원장 태도가 위협적 이었다는 둥, 국감장소에 외부인이 난입했다는 둥 신 위원장의 질문을 순식간에 위력행위로 둔갑시켰다.
급기야 사복경찰이 “한나라당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이 신 위원장을 연행해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직접 전달 해달라”고 했다며 신 위원장에게 남대문 경찰서로 임의동행을 요구했다. 아무런 위법행위가 없는데 고흥길 위원장의 지시로 죄 없는 사람이 연행된 이 불행한 사태가 지금 2008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신 위원장은 진성호 의원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었을 뿐이다. 국감을 방해할 목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형법 138조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폭력행위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해명답변을 요구하는 신 위원장에게 나가라고 고성을 지른 건 한나라당 의원들이었고 고의적으로 국감진행을 방해한 것도 그들이었다. 국감은 공개의 원칙으로 진행되는 회의이며 당연히 국감장소 또한 공개되어야할 것이다. 대체 그들이 말하는 무엇이 위법행위란 말인가?
한나라당 의원에게 질문을 하면 죄가 되나? 진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하면 위법행위인가? 현재 신 위원장은 고홍길 위원장의 지시(?)로 남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과연 몇 시인가?
2008년 10월 16일
미디어행동
2008.10.17 16:12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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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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