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해 이정환 이사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환 이사장, 한 총리, 황건호 증권업협회장.
남소연
이날 증권사 등의 일선 창구엔 "불안하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변액보험, 펀드 등을 판매하는 한 외국계 생명보험사 영업 직원은 "펀드 환매 여부를 묻는 고객들의 전화에 확실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세 하락장이라고 판단되면 납입 중지를 권유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생각되면 추가 매수 기회라고 고객들에게 말한다"면서 "지금과 같이 상황에서 하락장인지 상승장인지 판단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뉴욕 다우 지수가 11% 폭등해 9000포인트를 회복한 덕분에 폭등세로 출발했다. 또한 최근까지 주식을 내다 판 외국인까지 주식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어제보다 7%가 오른 1078.33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증권사 S 부지점장은 "미국 다우 존스가 매우 크게 오르고, 외국인들도 11일 만에 '사자'에 나서며, 오늘 아침 고객들은 곧 20일선(최근 20일간의 평균선)인 1200포인트를 넘길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는데, 오후에 완전히 깨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C&그룹의 워크아웃설, 키코 손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손실 보존설 등이 시장에 퍼지면서, 은행에 대한 염려로 은행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코스피지수 폭락을 이끌었다. 이어 IMF 구제금융 요청설까지 퍼져 낙폭이 커지게 됐다.
27일 신제윤 관리관의 "어떤 물건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안 받는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이 뒤늦게 시장에 영향을 준 것. 지금껏 "IMF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한 정부 당국자의 발언에 코스피지수가 오후 한때 어제보다 7% 폭락한 920.3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장 막판 1000억원이 넘는 연기금이 투입돼 하락폭이 줄어들어 어제보다 3.02%(30.19포인트) 떨어진 968.9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S 부지점장은 "이런 적은 처음이다,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주가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우리 주가만 요동치고 있다. 조그마한 루머에도 주가가 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 문제가 크다. 정말 큰 호재가 없는 한, 경제팀 교체 등의 국면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전문가들 "주가 전망 의미 없어... 정부의 정확한 정책 조율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