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체벌 문제가 또 불거졌네요. 잠잠하다 싶으면 종종 터져나오는 체벌 문제. 문제의 양상은 대략 이런 것이죠.
과잉 체벌인가, 정당한 체벌인가? 혹은 학생이 벌 받는 과정에서 선생님에게 대들어서 교육 차원에서 강도 높게 체벌을 했나 아니면 별일 아닌 일을 갖고 교사가 너무 과잉 체벌을 한 것이냐 하는 등.
저도 체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이지만 단 체벌의 조건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도덕성, 사회통념 등에 벗어나는 말과 행동을 해 '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필요할 때만 적당한 체벌을 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초등학생 체벌 논란은 성격이 좀 다르지요. 수학문제(도형)를 제대로 못 풀었다고 2학년 여자아이의 엉덩이를 그렇게 만든 것은 과잉체벌이라기보다는 폭행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초등생 사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고학년 일부의 경우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체벌을 합니다. 모둠으로 하는 토론 수업인 만큼 수업에 크게 방해가 되는 행동을 계속하거나 버릇없이 말이나 행동하는 경우 몇차례 주의를 주고 그래도 지키지 않으면 어머니께서 마련해주신 회초리로 매를 댑니다. 그러나 수업을 잘 못하거나 과제를 해오지 않았다고 해서 매를 대지는 않습니다. 과제를 제대로 해오지 않으면 따끔하게 야단을 치는 편이지요.
위에도 언급했지만 매를 대는 경우는 도덕성 혹은 인성교육 차원입니다. 그런데 분명 사교육입니다. 저의 이런 수업방침이 싫으면 토론 수업 그만 두면 됩니다. 한 친구가 그만두면 저희 회사도 손해이고 저는 실적면에서 더 큰 치명타가 됩니다. 요즘 아이들 워낙 영악해서 제가 싫은소리라도 하면 대뜸 이런 이야기 나옵니다.
“선생님, 이거(토론 수업) 끊어버릴거에요!”
사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혹시 아이가 엄마한테 가서 선생님이 이렇고 저렇고 해서 이 수업 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죠. 녀석의 말에 치사하고 아니꼽게 생각됐지만 회원 한 명 잃는게 싫어, 나의 이익을 위해 좋은 말로 아이를 타이르고 기분을 맞춰줘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아이가 끊겠다고 위협(?)이라도 하면 마음대로 하라고 합니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토론 잘하는 친구보다는 마음 착하고 친구를 배려하고 인간성이 바른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대놓고 말을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해주면 결국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하던 아이는 엄마에게 아무말도 못하더군요. 뭔가를 깨닫고 착해지려고 애써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구요.
모르죠. 저의 인성교육 수업방침이 맘에 안 들어 엄마께 이야기해서 정말로 제 수업을 그만두는 친구가 있을지도...학교 선생님도 아니면서 아이들에게 심한 훈계, 야단을 친다며 싫어하는 부모님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전에 한번 사정상 수업을 그만두게 되는 4학년 친구가 있었는데 이미 결정이 돼서 그런지 수업을 두 번 남겨둔 시점에서 주의를 여러차례 주는데도 수업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주의를 주면 줄수록 제게 욕설까지 하면서 불만을 나타내더군요.
결국 방에서 거실로 쫓아내고 나머지 친구들만 수업 진행했습니다. 그 친구 문밖에서 울더군요. 지금은 그만뒀지만 당시 제가 따끔하게 이야기한 탓인지 요즘 학교에서 마주치면 인사 잘하고 밝게 잘 다니고 있더군요.
체벌!
이 문제가 터질 때마다 교사 입장에서는 사랑의 매, 교권 보호, 교육 목적, 정당한 처벌 등의 주장이 나오고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폭행, 감정 실은 매, 교사 자질 의심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팽팽하게 평행선을 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교육 목적의 체벌을 가하더라도 ‘학습’보다는 ‘인성’을 우선시하여 체벌을 행하는 즉 ‘인성’을 기준점으로 세우고 체벌 강도, 수위 등을 정하고 몸이나 마음에 큰 상처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매를 들어도 들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008.10.30 10:1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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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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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바른 인성 위한 교육 목적의 체벌만 허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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