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광장을 바삐 지나는 시민들 사이로 한 노숙자가 배회하고 있다(자료사진).
남소연
노숙인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경기 불황으로 노숙인 숫자가 급격히 늘 가능성을 우려했다. 더구나 서울시의 노숙인 쉼터가 1999년 120곳에서 현재는 42곳으로 줄어 수용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노숙인 다시 서기 지원센터'의 이형운 현장지원팀장은 "최근 조짐이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쉼터·상담보호센터 등에만 노숙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PC방·만화방이나 쪽방 등에 있는 잠재적 노숙인도 있다. 이들이 다시 거리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경제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IMF 구제금융 위기 직후 급증했던 '실직형 노숙자'들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빈곤층은 가구당 매월 약 8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그러나 일자리가 끊기면 이들이 노숙자로 떨어지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노숙인들은 1개월에 15일간 매일 2시간씩 자활 근로를 하면 약 3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실제 자활 근로를 하는 노숙인의 숫자는 지난 9월의 경우 1100명 정도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매월 30만 원 정도의 수입으로는 안정된 주거 환경을 갖추기 어렵다.
이 팀장은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차차상위계층에서 차상위계층으로, 차상위계층에서 수급권자로, 수급권자에서 노숙인으로 몰리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는 2008년에 살고 있다. 핸드폰·MP3 등을 들고 다니며 사용했던 이들이 한순간에 완전히 다 깨졌다. 동굴에도 못 들어가는 원시적인 상황에 접한 것이다. 이들에게 양말 하나, 속옷 한 장 더 준다고 해서 쉽게 노숙에서 빠져나와 회복되겠나. 이들을 위한 예산과 이들의 자활을 위한 사람들의 '기원'이 있어야 한다."[최근주요기사]☞ [가정경제 119] 태초에 부자아빠는 존재하지 않았다?☞ YTN의 날, 그들의 사랑 고백은 계속됐다☞ 국정원, 임무 범위 확대 시도... 야당 "5공 회귀"☞ [단독] "공정택, "국제중 보류" 합의 후 배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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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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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모자라다고 빵 줬는데, 그마저도 못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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